박찬호 “안 풀리네”
입력시간 : 2003-04-23
7이닝 4실점“딱 질만큼”
그만하면 잘 했는데….
이제는 운도 따라주지 않는가.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불안한 출발을 딛고 시즌 최다인 7이닝을 버티는 호투를 했으나 아쉬운 패전의 멍에를 썼다. 22일 텍사스 알링턴 볼팍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7이닝을 8안타 2포볼 4실점으로 막아냈으나 패전의 비운을 피하지 못했다. 레인저스 타선이 레드삭스 에이스 페드로 마티네스에게 7회까지 3안타 1점(비자책점)으로 눌렸고 막판 추격도 딱 1점이 모자라 4-5 패배의 분루를 삼킨 것. 박찬호는 시즌 3패(1승)를 당했고 방어율은 7.02에서 6.46으로 내려갔다.
출발만 보면 과연 몇 이닝이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1회초 선두 자니 데이먼을 포볼로 내보낸 박찬호는 이후 터드 워커, 노마 가시아파라, 매니 라미레스에 3연타를 맞고 2점을 내주며 노아웃 1, 2루의 위기에 몰렸고 레인저스 불펜은 일찌감치 구원투수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1회 강판이라는 치욕이 눈앞에 닥쳐온 상황이었다.
바로 이 순간 박찬호는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5번 케빈 밀라를 3루땅볼로 유도, 병살을 이끌어내며 한 숨을 돌린 뒤 트롯 닉슨을 힘없는 외야플레이로 처리하고 1회를 마쳤고 이후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 연속 3자범퇴로 막아내는 등 연속 11명을 잡아내며 순항했다. 마운드 상대인 레드삭스의 초특급 에이스 마티네스보다 오히려 내용이 좋았던 역투였다.
레인저스가 4회말 레드삭스의 실책에 편승, 1점을 만회, 1-2로 따라가자 역전의 희망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팀이 추격하면 곧바로 다음 이닝에 실점을 하는 박찬호의 고질병은 이날도 여지없이 되풀이됐다. 5회초 선두 셰이 힐렌브랜드에 초구 중전안타를 맞은 뒤 8번 제레미 지암비를 스트레이트 포볼로 내보낸 것이 박찬호가 계속 되풀이하고 있는 중대한 실책. 설상가상으로 운도 따르지 않아 9번 제이슨 바리텍의 빗맞은 타구가 좌중간 텍사스히트가 되면서 3점째를 내줬고 다음타자 데이먼을 병살타로 잡아냈으나 2사 3루에서 워커에 우전안타를 맞고 4점째를 뺏긴 것이 뼈아팠다.
박찬호는 6회 안타 2개를 허용했고 투구 중 왼쪽 발목이 접질려 투구 후 마운드앞에 주저앉는 어려움 속에서도 이닝을 잘 넘긴 뒤 7회를 3자범퇴로 막고 8회초 에스테반 얀과 교체됐는데 얀은 곧바로 매니 라미레스에 솔로홈런을 허용, 리드가 1-5로 벌어졌다. 그리고 이 1점은 결과적으로 박찬호에게 패배를 안긴 점수가 되고 말았다. 레인저스가 8회말 3점을 만회, 4-5로 추격했으나 끝내 이 1점의 벽은 넘지 못한 것. 이래저래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박찬호는 오는 27일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다시 선발 등판한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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