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고객으로부터 ‘지붕이 새지는 않는가’ 하는 걱정 어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검사할 당시에, 아니면 최근에 비가 오지 않았다면 지붕이 새는 지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검사하기 위해서 인스펙터는 먼저 다락(attic)에 들어가서 지붕 안쪽의 목조 구조물이 안전하게 또 규정에 맞게 설치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떤 뒤틀림이나 변형은 없는지 검사한다. 때때로 지붕 널빤지가 듬성듬성 파손되어 있는데도 그에 대한 보수를 하지 않고 지붕을 깔아서 아스팔트 타르지가 보이기도 하고, 햇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러한 지붕 구조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지붕 위에 올라가서 걷다보면 지붕을 손상시키거나 발이 빠지는 불상사를 겪을 수 있다. 안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지붕 위에 올라가서 지붕의 표면 상태와 각종 환기통, 연통 그리고 굴뚝의 상태 등을 점검한다.
일반 주택의 지붕을 덮는데 보편적으로 쓰이는 재료는 세 가지다. 아스팔트나 유리섬유를 합성해서 만든 널(shingle), 삼나무를 깎아서 만든 나무 널 그리고 시멘트나 진흙으로 만든 기와가 있다. 이 중에서도 가격이 저렴하고 작업이 보다 쉬운 아스팔트 싱글이 가장 널리 쓰이는데 보통 수명이 15년에서 25년까지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설치하고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그 차이는 클 수 있다.
언젠가 인스펙션이 끝나고 지붕의 상태가 지금은 새지 않으나 조만간 지붕을 새로 깔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고 바이어에게 권고했다. 그런데 옆에서 듣고 있던 셀러가 지붕을 새로 한 지 이제 겨우 5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슨 말이냐고 화를 내었다. 그리고 지붕 공사 계약 서류를 찾아 보여줘 지붕 공사를 8년 전에 했다는 것과 나무 널을 걷어내고 현재의 아스팔트 합성 싱글을 깔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튼 8년 만에 이렇게 지붕이 빠르게 손상을 입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그 집은 지붕의 경사도가 낮고 완만하여 빗물과 강한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표면의 그래뉼(모래와 같은 작은 입자들)이 많이 씻겨져 버렸다. 두 번째 이유는 다락에 방열재(insulation)가 전혀 깔려 있지 않았고 통풍구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이러한 상태에서 한낮의 다락은 훌륭한 사우나가 되었고, 지붕의 싱글을 프라이팬처럼 달구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붕의 표면이 불룩하게 들떠 있는 곳이 많이 있었다.
다락의 충분한 방열재 처리와 적절한 통풍 장치는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지붕의 손상을 방지해 준다. 다락의 통풍 장치는 보통 용마루(ridge board), 지붕 양쪽 끝의 박공벽(gable) 그리고 처마 끝(eave) 등에 환기창을 만들어 이용한다. 이들의 설치가 용이하지 않으면 용마루 근처에 구멍을 내어서 터빈 장치를 설치하기도 하고, 온도가 일정 온도에 이르면 자동적으로 작동하도록 센서를 갖춘 전기 팬을 설치하기도 한다. 그리고 통풍구의 스크린이 먼지 등으로 막혀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한, 스크린이 손상된 채로 방치하게 되면 각종 새들과 쥐, 뱀, 등의 야생동물들이 침입하여 그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게 된다.
다락을 창고처럼 생각하고 여러 가지 사물들을 보관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다락은 구조적으로 무거운 물건들을 쌓아둘 만큼 강하지 않으며, 고온 다습하여 귀중한 물건들을 못쓰게 망가뜨릴 수 있으니 조심하여야 하겠다. (888)777-8340, www. seoulinspections.com
형철우<서울 홈 인스펙션 서비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