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케이플스, ‘한국챔프’이인영과 한판
“킴 메서에 당한 수모, 2배로 갚아주마!”
3년전 화제의 입양한인 여자복서 킴 메서에 참패, 장래가 촉망되던 커리어가 옆길로 샌 미녀복서 이반 케이플스(30·7승5패 1KO·사진)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한국을 찾아간다. 마침내 한국 여자주먹에 무너졌던 악몽에서 헤어날 기회를 맞아 부서져라 샌드백을 두들기며 오는 29일 서울에서 벌어질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스타 이인영(5전5승·2KO)과의 펀치대결을 벼르고 있다.
UC 버클리 영문과를 졸업, 풀타임 직업이 초등학교 교사인 케이플스는 당시 미 여자복싱의 떠오르는 스타였다. 미모와 두뇌를 겸한 데다 아마추어 무대서 13승4패로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기대주였다. 현재 IFBA 플라이급 1위인 웬디 로드리게스(9승1패1무·2KO)에 커리어 유일의 패배를 안겨준 복서가 바로 케이플스로 그녀의 실력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왼손잡이 기교파 복서인 케이플스는 좀 더 경험을 쌓지 않고 너무 성급하게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메서와 맞붙었다가 프로 첫 패의 쓴잔을 들이키며 망가졌다. 3연승을 달리다 지난 2000년 2월11일 루이지애나주에서 메서에 6라운드 심판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한 뒤로는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3패1무로 헤맸다. 따라서 그녀를 키워주겠다며 항상 찾아오던 양복 입은 신사들의 발길도 끊겼다.
케이플스가 메서전 참패의 충격에서 헤어나는데는 꼬박 2년이 걸렸다. 케이플스는 작년 4월에서야 로빈 핀토를 누르고 컴백코스에 올라 현 IFBA 주니어 밴텀급 챔피언 파라 드레인과 강호 메릴린 설시도를 연파하며 재기를 알렸다.
케이플스는 이어 8월 독일로 날아가 WIBF 주니어 플리이급 타이틀에 도전했지만 KO가 아니면 독일 땅에서 독일의 스타 레지나 할믹(40승1패·14KO)을 꺾을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케이플스는 결국 0대2 판정에 고개를 떨궜고 그 심정은 독일에서 할믹에 1대2 판정패를 당한 바 있는 메서도 잘 알고 있다.
바로 그 이유로 IFBA 플라이급 랭킹 5위인 케이플스는 당초 한국행을 원하지 않았다. 동급 6위인 이인영의 변정일 프로모터가 처음 매치를 제안했을 때는 지난 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로이 존스 주니어가 금메달을 “도둑맞은 사건”을 지적하며 거절했다. 그러나 한국선수에 갚아줄게 있다는 아무리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 울분 섞인 아쉬움이 남아있어 끝에는 KO승을 다짐하며 한국행 비행기에 타기로 했다.
<이규태 기자>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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