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3세가 운영
16가지 사케 즐길 수 있어
포장마차 분위기 물씬
지지고 볶고 끓이는 요리는 왠지 부담스러울 때, 입맛을 자극하면서도 빈속을 채워주는 요리가 먹고 싶을 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육회가 생각난다.
한인타운 서쪽 라브레아와 8가 인근에 있는 ‘사케 하우스 미로’의 마구로(참치) 육회는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안주를 원망하며 술잔만 연거푸 들이키지 않아도 되는, 3분이면 완성되는 간단한 술안주 요리.
미로의 주인이자 주방장인 잼 신씨(사진)가 소개하는 마구로 육회의 요리법은 단순 그 자체지만 순식간에 만들어진다고 만만하게 생각하면 금물이다.
먼저 참치와 가장 어울리는 파트너 ‘오이’ 작은 것 하나를 깨끗하게 씻는다. 전문식당은 꽃잎처럼 예쁘게 채썰기가 되는 오이채 기계를 사용하지만 그냥 곱게 썬 오이채를 접시 위에 소복하게 깔아도 좋다. 참치는 얇게 저민 후 오이채와 어울리게 굵은 채썰기를 한다.
참치육회의 맛을 좌우하는 건 뭐니뭐니해도 갈비소스. 신씨가 직접 만든다는 갈비소스는 배즙과 레몬즙이 적당량 첨가돼있어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참치가 잠길 정도로 갈비소스를 넣고 참깨를 두어 번 뿌린 후 잘게 썬 파를 넣고 무친다.
소스가 잘 배어든 참치를 손으로 주먹밥 만들 듯 뭉쳐 오이채 위에 올려놓은 후 손가락 하나로 살짝 가운데를 눌러 구멍을 만들고 메추리알 노른자를 그 위에 떨어뜨리면 완성이다. 고추채를 살짝 뿌리면 시각적 효과가 난다.
마구로 육회로 입맛이 당기기 시작하면 두부 스테이크, 타코야끼, 모찌 치즈까지 특이하고 다양한 술안주가 줄지어 기다리는 곳이 ‘사케하우스 미로’.
재일교포 3세인 신씨가 사람들이 모여 부담 없이 먹고 마시는 이자카야(일본식 포장마차)를 꿈꾸며 2년 전 인수했다는 미로는 통나무 의자와 테이블, 벽을 장식한 색 바랜 옛날 일본영화 포스터, 좀 촌스러워 보이는 광고 사진까지 포장마차 분위기가 물씬 난다.
16가지 종류의 사케를 즐길 수 있는 ‘사케 하우스 미로’가 권하는 또 하나의 요리는 ‘모찌 치즈’(Mochi Cheese). 한 마디로 유부 속에서 모찌가 치즈를 만났을 때를 연상하면 된다.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유부 속에 쫄깃한 모찌 사이로 녹아 들어간 치즈의 맛.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모찌 치즈’는 신씨가 고안해낸 음식이다.
먼저 네모난 모양의 유부를 대각선으로 살짝 칼집을 내어 모찌와 치즈를 적당량 유부 주머니 속에 넣는다. 칼집을 내기 전 유부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힘을 줘서 탁하고 한 번 때리면 유부가 쉽게 벌어진다. 치즈는 모차렐라 치즈나 피자 치즈를 사용하면 된다.
모찌 치즈는 중간 정도의 온도에서 천천히 익혀야 달콤, 짭짤, 고소가 어우러진 신비로운 맛이 제대로 난다. 250도 내외의 오븐에 10분 정도 구워내면 적당하다. (323)939-7075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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