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 게이터-존 브레처 부부 칼럼니스트의 월스트릿 저널 ‘테이스팅’
와인과 얽힌 진솔한
인생 이야기 재미있게 써
마셔본적 없는 사람들까지도
행복한 마음으로 읽을수 있어
포도주 전문가며 저널리스트
도로시 게이터와 존 브레처라는 부부 칼럼니스트가 함께 월 스트릿 저널 지에 매주 기고하는 “테이스팅”(Tasting)이라는 칼럼은 와인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부터 와인 전문가까지 누구나 즐겨 읽는 최고의 인기 칼럼이다.
이 부부는 매일 수백 통의 이메일을 팬들로부터 받고 있으며 ‘마사 스튜어트의 리빙’에 여러번 출연했고, ‘투데이’쇼와 CNBC 에서도 볼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월 스트릿 저널 가이드 투 와인’ (The Wall Street Journal Guide to Wine)의 저자이고, 2002년에는 그들이 와인과 함께 겪어온 삶을 회상 형식으로 저술한 ‘러브 바이 더 글래스’ (Love by The Glass)가 책으로 만들어져 나왔다.
이 부부는 와인 전문가이기 전에 저널리스트였다. 부인인 도로시는 1973년부터 마이애미 해럴드 와 뉴욕 타임즈에서 일했고, 남편인 존 역시 1973년부터 마이애미 해럴드와 뉴스위크를 거쳐서 1992년부터 2000년까지는 월 스트릿 저널의 제1면 에디터를 역임했다.
두 사람은 1973년 마이애미 해럴드의 입사동기로서 출근 첫 날 만나서 서로 한 눈에 반했다. 이 둘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하나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처음엔 부인인 도로시가 흑인이고 남편인 존이 백인이라는 사실부터가 특별한 관심을 끈다.
이들이 쓰는 칼럼은, 와인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들의 삶과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거기에 연관지어져서 와인이 소개된다.
예를 들자면 그들이 첫 데이트 때 마셨던 와인, 결혼 20주년 기념일에 마셨던 와인, 도로시가 수술을 마치고 퇴원하던 날 둘이 마셨던 와인 등이 서술되어 있는데, 언제 어떤 경유로 구입하게 되었으며 그 와인이 그들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인지가, 와인의 맛이나 향기보다 훨씬 더 잘 알 수 있도록 쓰여졌다.
이 칼럼은 또한 와인에 대해 전혀 무지한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이들이 처음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을 때 마셨던 핑크빛 싸구려 샴페인 “안드레 (Andr )”는 나도 학부시절 자주 접했었고 아직도 단골 카페에서 친구 생일 파티 때 서비스로 내 오는 샴페인이다.
내가 대학 재학 중일 때도 한 병에 2달러 가량 했던 것 같은데, 아직도 $5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맛도 맛이려니와, 조금 많이 마시면 그 다음 날 머리가 망치로 내려치는 것처럼 아픈 이 샴페인을 이들 부부도 처음에 마셨다는 걸 읽으면서 괜시리 유쾌해지고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다.
읽기 쉽게 편안한 문체로 진솔하게 써 내려간 이들의 칼럼은, 와인을 좋아하지 않고 전혀 마셔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유는 이 칼럼이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칼럼이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와인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취직, 이사, 결혼, 출생, 사망, 여행, 절망, 기쁨, 사랑 등 그들이 살아온 삶 속에서 와인과 더불어 겪어온 시간과 사건들을 있는 그대로 들려준다.
따라서 이들의 글을 읽다보면, 그들의 와인에 대한 애정, 삶에 대한 정열,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큰, 서로에 대한 사랑이 서로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고 행복하게 하는지 잘 알 수 있어서 마구 부러워진다.
그리고 내 인생에 있어서도 와인을 통해 행복으로 가는 길이 하나쯤 더 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와인 병을 따게 된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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