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후보 대세론 저지" 의견일치…방식 모색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가 15일 밤 단독회담을 통해 후보 단일화 원칙에 공감을 표시한 것은 일단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구태정치를 답습하는 낡은 정치세력으로 규정, ‘반창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부분이다.
후보단일화 논의에 불을 붙여 이 후보 대세론을 저지할 필요성을 확인하는 대목까지는 노 후보와 정 후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노 후보로서는 예상보다 큰 규모로 진행된 탈당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단일화 논의를 수용한 측면이 있고 정 후보로서는 지지율 하락세를 멈추게 하는 장치로서 단일화 논의가 필요했다.
후보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 자체가 단일화 논의를 지금 접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양측 판단의 산물이다. 두 후보가 2차, 3차 회담의 가능성을 열 어 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대상 등 단일화 방식에 관한 구체적인 쟁점이 드러나 있는 상태에서 두 후보가 이에 관한 명시적 타결을 보지 못한 것은 후보회담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단일화 방식에 대한 세부적 합의를 다시 협상단에 넘긴다 해도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협상은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노 후보측에서는 두 후보가 대의원 추천권을 갖는다면 대의원 대상 여론조사도 수용하자는 의견이 한때 제시됐으나 내부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없었던 얘기’가 됐다. 노 후보는 이날 우먼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TV토론과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가 우리의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후보측에서는 일반 국민 대상의 여론조사도 불리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정 후보가 노 후보측의 제안을 전격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하나의 중요 변수는 시간인데 노 후보측은 TV토론과 여론조사에 대략 1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내에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정 후보측에서는 그리 급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단일화 방식과 시한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후보회담은 결렬에 따른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전시용 이벤트로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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