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신분도용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오렌지카운티 거주 한인의 개인 정보를 도용, 다른 한인이 벤츠와 렉서스 등 고급차를 리스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이런 사건 외에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건물 공동 임대인으로 계약서에 이름이 올라가 법원까지 출두하는 피해를 보는 한인도 있어 개인 정보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라팔마 거주 40대 정모씨는 지난 7일 자신의 이름으로 차 리스 융자가 됐다며 확인할 것을 요청하는 신용관리사의 편지를 받고 어리둥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한인이 자신의 정보를 도용, 샌타모니카 렉서스와 사우전옥스 벤츠 딜러에서 차량을 리스한 사실을 알았다. 두 딜러의 한인 관계자들은 “용의자가 LA에 있는 브로커를 대동하고 나타나 별 의심 없이 차를 내줬다”며 “현재 FBI에서 개입, 용의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차량 두대 가격은 14만달러에 달한다.
샌퍼난도밸리 거주 한인도 몇달 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애나하임 벤츠, 토랜스 렉서스, 글렌데일 캐딜락 딜러에서 발생, 망가진 크레딧을 복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밖에 카운티 미션비에호에 거주하는 60대 정모씨는 올해 초부터 누군가 자신의 소셜 번호를 도용, 신용카드 5~6장을 만들어 마구 사용했으며 그 액수는 8만여달러에 달했다고 말했다.
레이크 포리스트 차국원씨는 좀 특이한 경우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른 한인과 공동으로 건물을 임대한 것으로 됐으며, 그 한인이 계약을 위반하고 증발하는 바람에 엉뚱하게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차씨는 고교생 아들이 태권도장에 입관하면서 써준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도용 당한 것 같다며 이 한인을 최근 셰리프국에 신고해 놓은 상태다.
오렌지 거주 50대 구모씨는 올해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수만달러가 인출됐으며 자신이 신청하지도 않은 시어스와 노스트롬 백화점 신용카드에서 수천달러가 사용됐음을 알았다. 범인은 구씨의 운전면허와 소셜시큐리티 번호 등을 몰래 입수, 오리건주 워싱턴 뮤추얼 은행에 직접 나타나 돈을 인출해 가는 대담한 범행을 저질렀다.
세리토스시 커미셔너 찰리 정씨는 변조 수표로 5,000여달러가 자신도 모르게 인출된 경험을 했다며 매달 은행 스테이트먼트를 꼼꼼히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시 경찰국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신분도용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주민 홍보에 나섰다. 세리토스 셰리프 스테이션도 이와 관련 전담반을 설치한 바 있다.
애나하임과 가든그로브 경찰국은 운전자들에게 차 등록 서류 등 개인 정보가 담긴 서류를 차 트렁크에 보관할 것과 가두에 설치에 돼 있는 오픈 우편함에 우편물을 놓아두지 말 것을 당부했다.
풀러튼 경찰국 패트릭 매킨리 국장은 신분도용 사건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확실하지 않은 기관에 소셜시큐리티 번호, 운전면허 번호, 어머니 성(mother’s maiden name) 등 개인정보를 주지 말 것이며 은행 스테이트먼트나 돌아온 수표를 버릴 때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잘 찢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화로 개인 정보를 주는 것도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들은 신분도용 사실 발견시 즉각 경찰에 신고하고 트랜스 유니온(800-680-7289), 익스퍼리언(888-397-3742), 에퀴팩스(800-525-6285) 등 3대 크레딧 관리회사에 연락, 피해 사실을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문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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