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삐걱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국민회관 복원위원회에서 들리는 소리다. 미주한인 독립운동의 유적지인 구 국민회관을 복원키 위해 결성된 유관단체들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출범단계에서부터 시끄럽다. 이러다가 복원사업 자체가 유야무야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회관 복원사업이 어떤 사업인가. 독립운동 선열들의 혼이 배어 있는 유적지를 되살려 후손에게 그 정신을 이어가게 하자는 사업이다. 흥사단이 참여했다. 밝은 미래재단이 참여했다. 도산기념사업회가 참여했다. 한국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한인사회의 뿌리 격인 단체, 타운의 어른들이 참여했다. 이 사업이 지닌 역사성에 걸맞는 라인업이다.
이런 취지의 사업을 위한 공식 모임이 그런데 반쪽 모임이 됐다. 복원추진 논의의 한 축을 이뤄온 흥사단 미주위원부가 주최측에 반발, 불참함으로써 결성대회는 시작부터 우스운 모양이 됐다. 그렇지 않아도 연합해 함께 일을 못하는 게 한인단체들이다. 한인사회의 고질적 병폐다. 그래서 나오는 한탄이다. 한인사회는 도대체 조상들이 남겨놓은 유적지 하나 함께 힘을 모아 보존할 역량조차 없는 것인가.
모든 불협화음에는 까닭이 있게 마련이다. 두 손바닥이 마주칠 때 소리가 나는 이치와 같다. 국민회관 복원위원회가 반쪽의 결성대회를 치르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당사자들의 문제다. 사전에 조율을 거쳐 단합된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그 시시비비에 묶여 반쪽 모임이 되고 사업 자체가 표류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인사회의 뿌리요, 정신적 지주임을 공언하는 단체들이다. 타운의 어른 격인 인사들이다. 이런 단체에, 이런 인사들이 모인 복권위원회가 출범에서부터 일그러진 모습이다. 그래서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또 이런 모습이 미 주류사회에 알려진다면 한마디로 망신이다.
‘마치 분리의 영에게 조종이라도 받는 양 조그만 문제에도 하나가 되지 못한다’-. 이 점을 누구보다 통탄한 분이 도산 선생이다. 작은 이익에 눈이 가려 싸우고 있는 한인들. 그 모습에 충격을 받아 도산은 미주 한인사회에서 민족 계몽운동을 편 것이다.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요람이었던 국민회관을 한인사회가 하나되어 복원하는 사업은 바로 도산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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