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wy 한인참변 “택시 후진”-“갓길 서행”
11일 새벽 LA동부 카바존시내 10번 프리웨이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본보 11월13일자 A1면 보도)와 관련, 사고정황을 놓고 경찰과 유가족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양측의 주장은 사망자들의 피해보상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으며 유가족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니밴을 들이받은 트레일러 운전자는 물론 밴이 후진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경찰도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정확한 사고원인이 발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유가족들의 고통 역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경찰발표 내용
사고경위를 조사중인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자들이 탑승한 토요타 미니밴을 운전한 최광원(56·LA)씨가 프리웨이에서 모롱고 카지노로 들어가는 아파치 트레일에서 내리지 못하고 지나치자 갓길로 빠진 뒤 차를 후진시키다 4번 차선으로 들어섰으며 이 과정에서 밴을 미처 보지 못하고 같은 차선으로 달려오던 트레일러에 받혔다고 발표했다. 또 운전자 최씨와 정천종씨, 아들 원용씨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본보와 인터뷰를 가진 한 경관도 “초동수사 결과 트럭 운전사가 잘못을 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해 사고가 밴 운전사의 과실로 발상했음을 인정했다.
▲유가족 주장
운전자 최씨와 정씨 가족들은 경찰발표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고차량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정원용(43)씨는 1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차가 고장나 갓길로 들어섰으며 천천히 앞으로 가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기억된다”며 CHP의 후진중 사고발생 발표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했다.
최씨 가족들도 “사고차량은 갓길에 정지된 채로 있다가 트럭에 받혔다”며 “경찰이 집에 전화를 걸어와 운전자는 아무 잘못이 없으며 사고가 트럭 운전사의 졸음운전 때문에 일어났다고 알려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 가족들은 또 이번 사고와 관련, 변호사를 고용해 법적대응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최씨 가족의 주장대로 경찰이 최씨는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면 상황은 이제껏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는데다 생존자인 정원용씨가 이 사건의 목격자중 한명이라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경찰이 당초 발표한대로 결론을 낸다해도 유가족이 이를 수긍하지 못할 경우 법정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관할경찰서인CHP 샌 골고니오 지부는 13일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채 조용히 추가수사를 펴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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