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와 LA시 분리안 찬반투표가 최대 이슈였던 5일 일반선거 개표 결과 LA시 분리안 찬반투표는 예상대로 분리안 통과 무산으로 결론이 난 반면 주지사 레이스는 그레이 데이비스 현 주지사의 힘겨운 재선 성공보다는 도전자 빌 사이먼 공화당 후보의 예상 밖 선전이 돋보인 레이스였다.
재정적자와 전력위기 등으로 인기가 떨어진 민주당 소속 데이비스 주지사와 이에 도전한 강성 보수성향의 정치 초년생 빌 사이먼 공화당 후보가 맞대결을 펼쳐 더 훌륭한 후보보다는 덜 실망스런 인물 고르기가 돼버린 이번 주지사 선거는 결국 민주당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의 세력 판도가 데이비스 재선 성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예비선거에서 골수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리처드 리오단 전 LA시장을 제치고 데이비스와 맞선 사이먼 후보는 재정적자 및 전력위기 책임론으로 데이비스를 집중 공격, 초반 개표 결과 한때 박빙의 리드를 잡는 등 선전을 펼쳤으나 민주당 성향이 뚜렷한 샌프란시스코와 LA 등 대도시 공략에 실패, 현직 민주당 소속 주지사를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임을 실감해야 했다.
선거자금 조성의 귀재인 데이비스 주지사는 이번 재선을 위해 무려 7,0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확보, 선거운동 기간 내내 TV광고를 통한 무차별적 상대방 흠집내기로 사이먼 후보가 믿을 수 없는 인물임을 부각시켜 자신의 실정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가 사이먼 후보로 돌아서는 것을 겨우 막아냈다.
LA지역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샌퍼난도 밸리와 할리웃 분리안은 둘 다 LA 전역에서 통과에 필요한 과반수 찬성표를 얻는데 실패, LA 유권자들이 시를 분리하는 급격한 변화를 꺼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밸리 분리 반대운동의 선봉에 선 제임스 한 LA시장은 이를 위해 LA시 유력자들을 끌어들여 7백만달러에 달하는 캠페인 자금을 조성하고 적극적인 반대 캠페인을 펼쳐 밸리 이외 지역 LA시민들에게 밸리 분리에 대한 우려감을 확산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밸리 거주 백인 중산층이 중심이 된 밸리 분리운동 주도 그룹은 막판까지 밸리지역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대세 몰이에 주력했으나 밸리 이외 지역 유권자들의 분리 반대 흐름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들은 캠페인 자금 확보 능력 부족과 내부 리더십 부재에 시달렸고 잘 알려진 유력 인사들을 독립 시를 대표할 공직자 후보로 유인하는데도 실패, 결국 밸리 분리안을 이번 주민투표에 상정시켜 이슈화에 성공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나이트클럽 소유주 진 라피에트라의 주도로 전개된 할리웃 분리운동도 결국 시 전역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통과에 실패하고 말았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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