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생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9.11 테러 여파로 인해 지난 1년 동안 위축됐던 경기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대 이라크 전을 선포하고 나서부터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더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전쟁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태지만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혼자서는 싸울 수 없고, 지원을 받자니 여기서 막고, 저기서 막고 이래저래 진퇴양난이다.
그러다 보니 심리적으로 불안감만 가중시켜 경제가 도무지 안정이 되지 않고 있다. 세계 경제의 지표인 다우존스가 지난주만 해도 1만에서 7,000대로 사상 최대의 폭락세를 보이면서 경제가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미국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세계 인권을 보호한다는 대의를 가지고 걸어가지만 실제로 미국이 없어서는 당장 1주, 한달 안에 쓰러지는 나라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당장 한국만 해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수출액의 규모가 전체의 60%라고 한다. 세계경제를 주름잡고 있는 미국이 한번 기침을 하면 약소국가들이 감기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보복조치를 써서 대미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약소국가나 저개발국가들에 대해 항만이나 공항을 폐쇄조치 시켰다고 하면 이들 나라들이 받을 타격은 엄청나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생겨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주식시장의 붕괴를 초래하고 주식 소유주들의 소비를 줄이게 될 것이다. 부동산도 상승하던 가격이 언제 다시 폭락할 지 몰라 팔아야 할지, 사야 할지 소비자나 투자가들의 불안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자연 경기는 침체돼 실업률이 늘어나면서 직장을 놓친 사람들의 모기지 지불을 비롯한 생활전반에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미국의 GNP중 70%가 소비라고 하는데 이런 소비를 소비자와 투자가들이 크레딧을 이용해 조장해 주지 않으면 경제는 죽어가게 마련이다. 과거에는 수입한도 내에서만 이루어져 온 소비성향이 이제는 미래의 수입뿐 아니라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과 같은 자산가치에 준해 이루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체경제의 근간이 되는 소비자와 투자가의 위축을 가져와 경제가 자동 침체되면서 이것이 가속화돼 전반적인 경제가 움츠려들고 있다. 소매상은 물론, 도매상도 안되고 공장도 문을 닫고 하다보니 결국은 일반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부딪치는 한인 주종업계의 소매상 경기가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분위기는 1년 전 9.11테러가 일어났던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유례 없는 매출감소로 한인 소매업자들은 ‘요즘 같은 불황은 처음’이라며 하나같이 울상을 짓고 있다. 그야말로 이 가을은 풍요가 아니라 빈약한 계절 이다.
경제지표는 마구 내려가고 미래가 불투명하니 이제 과연 힘없는 시민들은 어디다 등을 기대고 살 것인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뮈니뭐니 해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가 잘 돼야 외국에 사는 우리 한인들도 좋고, 고국에 있는 한국인 모두가 걱정 없는 세월을 보낼 수 있을 텐데...
미국의 전쟁 감행이 참혹성과 발생될 많은 피해로 인해 찬반세력이 분분하지만 미국은 세계 민주주의 질서와 자유, 안전 선봉자의 역할을 할 책임이 있다. 전쟁이 가져오는 참혹한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세계 인류가 바라는 자유와 평화의 상징적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전쟁을 하려는 미국의 입장을 막을 도리는 없다. 우리는 그저 서민으로서 하루속히 미국이 안정돼 경제가 잘 풀리기만을 바랄 뿐이다.
여주영 본보 뉴욕지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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