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또는 가정적으로나 지켜야 할 예의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 대동소이하다고 본다. 의전의 유래는 중국에서부터 나왔다고 한다. 그것을 각 국가에서 그 나라 문화와 풍습에 맞도록 예법을 정하여 지키고 있다.
우리가 이사를 하면 먼저 가까운 이웃집에 인사를 간다. 그리고 그 이웃집으로부터 답례의 방문을 받게 되고 그러다가 가까워지면 이웃사촌이 되며 새 친구로 지내게 된다. 그것은 상식적인 교분의 기본이다.
과거 청와대의 어느 경호실장이 새로 부임하자 비서실장이 환영하는 뜻으로 인사차 그의 집무실을 방문하였으나 그는 비서실장의 집무실을 답방해야 하는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있어서는 아니될 결례였으며 무례한 것이었다.
얼마 전에 김대중 대통령은 북쪽을 방문하여 극진한 대접을 받고 돌아와 국제적인 뉴스가 되었었다.
그리고 “그가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할 것이다”라고 발표를 했지만 아직 그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답방’이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인 것인데 “오세요! 오세요!” 하는 것은 답방이라고 할 수가 없다. 그것은 간청이요, 애걸인 것이다.
국가의 정책은 각계에서 검토된 장단기 계획이 순차적으로 수행되는 것이다. 그곳 방문이 깜짝쇼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 성과가 곧 그의 답방이라 할 수는 없다. 국익을 위해 얼마나 뛰어난 내용을 외교적 수완으로 성취하였는가 하는 실리로 평가가 되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북쪽 방문에 따르는 성과는 점차 나타날 것이며 그것을 알기에는 그리 많은 세월이 흐르지 않아도 될 줄 안다. 김정일이 서울을 방문하면 누가 살고 누구는 죽는 그런 차원의 방문은 답례라고 할 수가 없으며 그 답방이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그 기대를 일찌기 거두어야 한다.
일시적인 환영행사로 국민의 관심사를 돌려놓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한 순간일 뿐, 그것으로 대단한 정치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는 착각은 버렸으면 한다.
특히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려는 시기에 김정일의 거동으로 선거에 영향을 얻으려고 한다면, 그렇게 자신이 없다면, 그렇게 승산이 없다면 생각을 거두는 것이 국가의 장래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용단일 줄 안다.
국가 원수를 결정하는데 적장이 다녀가는 것으로 득표가 좌우된다고 믿는 지도자라면 한국민은 심히 불쌍한 국민이 되는 것이다.
작년에 청와대를 방문하였을 때 김대통령은 “그는 약속을 지키시는 분입니다”라고 하며 그의 답방을 학수고대했다. 그 모습이 무척 안스럽고 속수무책으로 처분만 기다리는 대통령을 마주보고 있으니 민망스럽기도 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단은 지도자의 필수 결심사항인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기차길을 깔고 있다. 소련 방문을 철도편으로한 그를 위하는 것인지, 물난리의 복구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작업이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아직 보내야 할 햇볕은 수 개월이나 남아 있다.
세월이 약이라고 했는데 그 세월이 속히 지나기를 바랄 뿐이다. 비록 답방은 아니 하더라도 서해안으로 쾌속정을 보내어 우리 해군을 위협하고 국민을 괴롭히지나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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