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한 오렌지 주스에 달콤쌉싸름한 샴페인을 섞어 만든 미모사는 선데이 브런치를 더욱 향기롭게 만들어주는 음료. 잔에 따랐을 때의 노란색이 청초하고 가련한 미모사 꽃을 닮았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단다. 미모사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는 꼭 미모사와 같은 새콤달콤한 향기가 있다.
리옹 출신의 장피에르 보스크(Jean-Pieere Bosc)는 맛의 예술가라는 표현이 꼭 어울리는 인물. 파리 비스트로처럼 낭만적인 분위기와 맛있는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초록색 차양이 드리워진 미모사의 공간에서 구체화되었다.
여염집 거실처럼 아늑한 실내 벽에는 장피에르를 비롯한 직원과 그들 가족의 빛 바랜 흑백사진들이 빼곡 걸려 있어 정겹고도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파리의 블랑제리만큼 잘 구워 밖은 딱딱하면서도 안은 말랑말랑한 바게트 빵을 오이피클, 올리브 단지와 함께 앉기가 무섭게 갖다 안긴다.
미모사의 메뉴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제법 이것저것 먹어봤다 하는 사람들에게도 생소한 것들이 많을 것 같다. 팬케이크에 석류와 블루치즈를 얹어 구운 타르트(Fresh Fighes and Fourme d’Ambert Blue Cheese Tart)는 달콤한 과일의 향기와 치즈의 짙은 풍미가 어우러져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맛을 경험하게 한다.
차갑게 식힌 토마토 수프에 껍질 째 먹을 수 있는 튀긴 게와 아보카도, 망고를 곁들인 전채(Crispy Soft Shell Crab)는 모양만큼 맛도 깔끔하다. 화이트와인과 샬롯으로 맛을 낸 홍합요리(Muussels Mariniere)는 무쇠로 만든 냄비에 국물도 낙낙하게 부어준다.
목·금·토요일에만 선보이는 지중해 식 해물 잡탕 찌개 부이야베스(La Bouillabaisse)는 해물 건더기와 국물을 따로 가져다가 테이블 위에서 섞어주는데 국물 맛이 아주 진하다. 함께 가져다주는 바게트 토스트를 루이(Rouille)에 바른 후 국물에 적셨다가 먹는 맛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최상품 올리브 오일과 브리타니 지방에서 난 꽃 소금으로만 간을 한 립 아이 스테이크(La Cote de Boeuf)는 역시 최상급 고기에는 가장 단순한 양념밖에 필요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한다.
날마다 바뀌는 스페셜 가운데 레드 와인과 올리브, 버섯을 듬뿍 써서 조리한 비둘기 요리는 그 맛이 장미 빛 인생 같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것인지 들기도 버거운 무쇠 냄비와 프라이팬은 형식이 내용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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