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관계 두 국가 사이에서’
안형주씨 석사논문 책으로 출간
1941년 12월8일 일본은 기습적으로 진주만 폭격을 감행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공습을 당한지 48시간만에 연방수사국(FBI)이 확보하고 있던 자료를 토대로 당시 미국에 거주하고 있던 일본 커뮤니티 지도자 2,000여명을 체포, 이들을 몬태나주 미줄라, 노스다코타주 피스막 등 두 곳에 마련된 강제수용소에 분리, 수감시켰다.
이들은 일본군이 하와이 혹은 미서부 지역에 상륙했을 때, 일본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목된 사람들. 이들 대다수는 주로 이민 1세로 제한된 영어를 구사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미국 정부는 불법체류자 및 일본에 충성심이 있는 사람들을 색출하기 위해 이들을 심문하기 시작했다. 통역을 도와줄 사람들이 필요했으나, 일본인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1930년대 일본 여권을 갖고 미국에 유학왔던 한인들에게 통역을 맡겼다.
이들은 남가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의 귀에도 익은 황성수, 배의환, 김재훈, 이창희, 김태묵, 김진업, 박상엽씨 등이다. 심문은 42년 2월에 시작, 4개월 동안 진행됐다.
심문이 진행되는 동안 피스막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던 한 일본인은 수차례나 진술을 거부, 실랑이를 벌이다 한인 통역관과 수용소 관계자들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안형주(65, 글렌데일 거주)씨가 저술한 책 ‘적대관계에 있는 두 국가 사이에서’(Between Two Adversaries)의 줄거리. 안씨는 95년 칼스테이트 풀러튼 대학에서 역사학 석사학위를 받은 논문을 책으로 펴냈다.
오렌지카운티 인구가 피부별로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인을 포함한 소수민족들은 다른 소수민족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할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주류사회도 이를 이해 할 것”이라며 “50년전 수개월동안 수용소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있는 이책이 이를 해결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57년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에 건너와 펜실베니아대 상과대학을 졸업했다. 록히드항공사, 오렌지카운티 사회보장국에서 시스템 분석가로 35년 가까이 근무했고, 직장에 다니면서 학업을 지속, 행정과과 역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UCLA 아시안-아메리칸 연구센터 코디네이터로 재미 한인들의 이민사 및 독립운동사에 관한 자료를 모으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안씨의 외할아버지 김호씨는 지난 1914년 상해를 통해 미국에 망명했고 증조 할아버지의 두동생 안재창, 안재목씨는 1902년 인천에서 첫 이민배를 타고 미국에서 정착한바 있다.
그는 20일 오후 3시 칼스테이트 풀러튼 대학 공공구술 역사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센터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인터뷰내용을 담은 테입과 이를 한자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옮겨 적은 기록을 보관하고 있다. 구술역사센터 연락처 (714)278-3580.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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