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오페라에서 공연중인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를 유명하게 만든 오페라 ‘나부코’(Nabucco)는 기원전 6세기 구약성서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을 정복한 바빌론의 왕 나부코와 그의 딸들과 연인, 포로로 잡힌 이스라엘인들의 스토리를 장엄하고 서사시적으로 엮어낸 대작이다.
이 오페라는 단지 노래만 연결시켜 나가는 전형적인 오페라 형태와는 달리 각 막마다 극적인 효과를 가미시키면서 때로는 부드럽게 또는 웅장한 합창단의 노래는 관객들이 장면 중간 중간마다 10여차례의 박수를 치게 만들 정도로 압도했다.
특히 밀라노에서 나부코가 초연된 1842년 이후 16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 중의 하나인 제3막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노예들의 망국과 망향의 한을 풍부한 서정적 음악으로 표현해 서럽도록 아름다웠다.
“가라, 생각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요단강 저편의 잃어버린 고향 땅으로, 오 지금은 잃어버린 아름다운 그 땅”으로 시작되는 이 합창은 다시 한번 더 듣고 싶을 정도로 가슴에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 오페라는 또 종교적이면서도 ‘빛’을 통해서 신비감을 느끼게 만드는 무대장치, 독창, 중창, 합창이 어우러지면서 ‘붉은 의상’이 풍기는 팽팽한 긴장감이 무대를 휘어잡아 시종 관객들로 하여금 긴박감을 주었다. 푸치니의 미국 데뷔 오페라인 ‘서부의 아가씨’(Girl of the Golden West)에 이어 LA 오페라에서 초연한 ‘나부코’는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135 N.Grand Ave.,)에서 9월18, 21, 25일 오후 7시30분, 9월28일 오후 2시에 각각 공연한다. (213)365-3500.
<문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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