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인 등산가 와이헨마이어, 7대륙 최고봉 등정 성공고정관념 타파위한 삶… 킬리만자로 결혼식 화제도
동토 러시아에는 고도 18,520피트의 험난한 고봉이 하나 있다. 이곳은 시속 100마일이 넘는 강풍과 곳곳에 입을 벌리고 있는 숨어있는 깊은 크레바스와 눈사태의 위험 때문에 등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기온은 한참 영하를 맴돌고 안개는 너무 짙어 불빛이 통과하지 못할 정도다.
이 고봉 마운트 엘브루스를 등정한 후 산의 얼믐덮힌 가파른 측면 8,000피트를 스키를 타고 하강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힘든 일이다. 게다가 이 목숨을 건 모험을 눈을 감고 한다면 분명 미친 짓일 것이다.
올 여름 유헙의 최고봉을 성공적으로 오른 맹인 등산가 에릭 와이헨마이어(34)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불굴의 사나이 와이헨마이어는 최근 다시 불가능에 도전했다.
지난 1일 호주의 멜번과 시드니 중간에 있는 해발 7,316피트의 마운트 코시우스코를 향해 첫 발걸음을 내디딘 그는 6일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또 하나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이 등정으로 와이헨마이어는 7개 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오른 최초의 맹인이 됐다.
그는 1995년 북아메리카 알래스카에 있는 마운트 매킨리(20,320피트)를 시작으로 97년에는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19,331피트)와 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에 있는 아콩카구아(22,831피트), 작년에는 남극 대륙의 빈슨마시프(16,864피트)와 아시아의 에베레스트봉(29,035피트) 그리고 금년에 유럽(러시아)의 마운트 엘브루스를 차례로 정복했다.
7개 대륙 최고봉을 모두 등정하는 것을 ‘세븐 서미츠’(The Seven Summits)라고 부르는데 지금까지 30명의 미국인을 포함, 총 100명이 이 쾌거를 이뤘다.
열세 살 때 각막염으로 맹인이 된 와이헨마이어는 지팡이와 동료 산악인의 도움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사물을 볼 수 없게 되면서 손과 발이 눈을 대신했다. 나는 등산기술을 익혔다. 사람들과 등산을 하면서 맹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다”
16세부터 산을 타기 시작한 와이헨마이어는 말한다.
사실 지금까지 와이헨마이어의 인생은 고정관념을 깨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레슬링광인 그는 레슬링 명예의 전당에서 수여하는 용기의 메달을 최초로 받았다. 또 맹인으로는 처음으로 60마일에 달하는 남미 페루의 잉카 트레일을 횡단했다. 자전거 타기와 달리기에도 능한 와이헨마이어는 세계적으로 네 명밖에 없는 맹인 스카이다이버 가운데 한 명이고 미국내에서 12명이 전부인 공인 해양 스쿠버다이버의 하나다.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최초의 맹인인 와이헨마이어는 1997년 동료 등반가 엘런 리브와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낳기도 했다.
“나는 할수 있을때까지 오래도록 등산을 할 것이다. 지구에는 오를 산이 많다”
와이헨마이어는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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