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이 땅에 태어나 언젠가 한 줌의 흙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지만 죽음의 양상과 형태는 다양하다. 며칠 전 유괴된 사만타의 죽음 앞에서 그 아이와 안면도 없던 3,000명 이상의 애도 객들이 몰려와 장례식을 메웠었다. 사만타를 살해한 범죄자에게는 타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지난 주 이스라엘 군이 또 가자 시에 폭격을 가해 하마스 대장을 비롯하여 8명의 어린아이들과 2달 난 갓난아기를 살해했다.
사만타를 살해한 살인자나 곤히 잠자던 양민들을 살해한 범죄자나 인위적으로 생명을 빼앗아 갔기에 이들의 죽음은 다를 바가 없다. 사만타를 살해한 범인은 법정에서 아마도 사형이나 종신형을 받겠지만 양민을 학살한 이스라엘 군인들은 누가 심판하여 형을 주겠는가.
가자시에 가한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과 뒹구는 시체 앞에서 한 여인은 울부짖으면서 외쳤다. “이 세상 사람들은 이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면서도 억울하게 당하는 약자를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그녀의 울부짖음이 나의 비겁함을 깨닫게 했다. 그녀의 탄성대로 우리의 방관과 무관심이 결국 무죄한 사람들을 매일 죽이고 있는 것이다. 전쟁무기를 퍼부어 강자에게 불복한 사람들을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폭력을 휘두를수록 제2, 제3의 하마스 대장, 오사마 빈 라덴이 나올 것이다.
뒹구는 시체 앞에서 분노한 이들은 외치며 다시 결의했다. “우리 몸에 뜨거운 피가 흐르는 한 승리를 위하여, 아니면 순교자의 길을 택하여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가나안 땅에는 아브라함이 들어가기 전 이미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소위 이스라엘 족속이라 칭하는 자들이 2000년 전 로마시대에 이미 팔레스타인 지역을 떠났어도 그 지역에는 계속 아랍인들이 살아왔다. 그런 조상의 땅에서 쫓겨나고 천대와 멸시를 당하며 살기를 거부하는 그들은 양자택일 즉, 주권을 뺏긴 채 노예로 살거나 아니면 목숨을 걸고라도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희생을 선택하여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싸움은 실로 갓난아이와 청년 사이의 싸움이다.
최첨단 전쟁무기와 핵무기까지 갖춘 이스라엘과 정식 군대조차 지니지 못한 팔레스타인과의 싸움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불도저로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을 쓸어버리고 통행금지를 선포함으로서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강요당하는 이들이 어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수 있단 말인가.
이 우주를 창조한 신이 어느 한 민족만 일방적으로 선택하고 사랑한다면 그런 편협하고 불공정한 신을 믿을 가치가 있을까. 나 자신 기독교인이지만 창조주 하나님은 정의를 선호한다고 믿기에 신앙인이라 자부한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미국이 또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해 만전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명령 떨어지기만 기다린단다. 가장 부자나라, 가장 힘센 나라인 미국에서는 전쟁을 쉽게 이야기 하지만 가난에 허덕이며 매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전쟁이란 단어가 온몸과 영혼을 얼어붙게 만들 것이다. 강자의 논리에 편승하여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의와 평화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정의가 구현되고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될 때 우리는 신이 창조한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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