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카 소렌스탐을 ‘협공’으로 먼저 눕힌 뒤 단 둘이 승부를 겨룬 LPGA투어 사상 2번째 한인골퍼들끼리의 서든데스 연장전에서 박희정(22·CJ39쇼핑)이 한희원(24·필라 코리아)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2살 어린 동생 박희정이 언니 한희원의 생애 첫 승을 막고 통산 2승째를 거뒀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맛을 안다." 2000년 9월24일 ‘땅콩’ 김미현이 후배 장정을 누르고 세이프웨이 챔피언십 우승컵을 안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끝에는 우승경력자의 저력이 빛났다. 박희정은 28일 뉴욕주 로셸의 와이카길 컨트리클럽(파71·6,161야드) 에서 열린 빅애플 클래식(총상금 95만달러)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 한희원과 공동선두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우승상금 14만2,500달러를 거머쥐었다. 회심의 7피트 버디펏을 성공시켜 작년 9월 월리엄스 챔피언십에서 투어 데뷔 첫 승을 신고한지 약 10개월만에 2승 선수가 됐다.
반면 2001년 ‘무관 신인왕’ 한희원은 이날 4언더파 67타로 선전했음에도 불구 다시 한번 생애 첫 승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커리어 겸 올 시즌 2번째 준우승.
박희정, 한희원과 함께 챔피언조로 라운딩을 한 소렌스탐은 이날 1언더파 70타에 그쳐 1타차로 3위(271타)에 머물렀다. 98년과 2000년 이 대회를 제패한데다 올해 이미 6승을 올린 소렌스탐이었지만 한국 신흥 강호들의 협공을 당해내지 못했다.
전날 코스 타이기록 8언더파63타를 몰아치며 소렌스탐과 공동 선두로 올라선 박희정은 이날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파5인 1, 3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2타차 단독 선두로 나선 뒤 파3인 3번홀에서 보기를 저질렀지만 8∼9번홀 연속 버디로 리드를 3타차로 늘렸다.
그러나 한희원은 15번홀(파5)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쓸어 담아 박희정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백9’에서야 불이 붙은 소렌스탐도 박희정과 한희원이 동반 스리펏 보기를 범한 16번홀에서 1타차로 바싹 따라붙었다.
그러나 박희정과 한희원이 마지막 18번홀에서 파세이브로 연장 승부에 돌입한 반면 소렌스탐은 1타를 더 줄이지 못해 연장전 합류에 실패, 우승컵의 주인은 한인골퍼들끼리의 다툼으로 가려지게 됐다.
연장 첫 홀은 전장 481야드의 파5홀인 18번홀. 세컨샷까지는 한희원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한희원은 홀컵에서 40야드 거리에 세컨샷을 떨군 반면 박희정의 볼은 그보다 거의 2배 먼 곳에 내려앉았다. 그러나 이미 우승 맛을 본적이 있는 박희정은 경험과 담력에서 한희원을 앞섰다. 서드샷을 치고 난 뒤에는 오히려 한희원의 공이 홀컵에서 더 멀었고, 박희정은 곧 버디펏을 홀컵에 떨어뜨려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고아라는 2언더파 69타로 선전, 공동 12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장정과 펄신은 3오버파 287타로 나란히 공동 50위에 머물렀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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