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기 신부, 티베트 여행, 종교넘은 감동
세속의허황된 짐을 하나도 남김없이 벗어버리지 않으면 숨이 차 한발자국도 움직일수 없는 수행의 땅, 티베트(Tibet)
눈처럼 하얀 그 땅의 순례자들을 찾아나선 조병기신부(65. 리치몬드 성김대건천주성당). 그는 그곳에서 종교를 넘어선 ‘진한 감동’을 가슴으로 느끼고 또 이를 카메라 렌즈로 담아냈다. 사진작가로써 그리고 35년이란 사제의 외길을 걷는 노신부의 이번 여정중 가슴속 깊이 녹아내린 ‘삶의 편린’을 들어본다.
이번여정은 남다르다. 내나이 이제 65세다.
마치 ‘이번에 오르지못하면 또 언제 오를까’라는 생각에 불현듯 체비를 하고 떠났던 여행이다. 늘상 카메라와 함께했던 이번 일정은 단순했다.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신비스런 자연과 질그릇같은 순례자의 만남을 가슴으로 느끼며 카메라의 앵글속에 찬찬히 그려내고자 했을 뿐이다.
티베트의 심장, 라사에서 수미산으로 불리우는 전설의 산, 카일라스(해발 6,714미터)까지다.
지난 6월 말 네팔 카트만두를 통해 육로로 티벳에 입국한 나는 히말라야산맥을 넘어 그 신비의 땅 , 티벳고원을 들어섰다.
해발 5천미터에 다다르는 이곳은 산소부족으로 극심한 체력소모, 그리고 고산병으로 틈틈히 신체적 한계상황을 넘나드는 곳이다.
해발 4천5백미터에 자리잡은 파양마을에서 인도순례자가 고산병으로 숨졌다는 불길한 소식도 접했다. 순례자의 마을 다르첸을 넘으면 카일라스성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만들어낸 마나사로바르호수(해발수면 4,588미터)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이호수가 인더스강등 4개의 강의 발원지.
호수둘레만도 92Km인 이곳에서 순례자의 처절한 고행을 만나다.
’오체투지의 삶’
뜻 그대로다. 신체의 다섯부문(머리,두팔 그리고 두발)을 완전히 땅에대고 엎드리는 자세를 반복적으로 하면서 수십킬로, 혹은 수백킬로를 수행하는 이들 티벳인들의 신앙심에 절로 겸허해진다. 자갈밭에 온몸을 던지듯 엎드리기를 반복하는 이들 순례자들의 처절한 고통앞에서 ‘믿음이란’ 화두를 스스로 던져본다.
오체투지로 산을 도는데만 한달정도 걸린다한다.몸을 던지는 고행을 아무 표정없이 하는 이들 순례자를 보면서 사제인 나는 스스로 많은 생각에 다다른다. 주님앞에 손과 발이 다터지도록 고행하고 기도한 적이 있는가. 우리 천주교신자들의 봉헌된 삶과 행동, 그리고 신실한 믿음은 어디까지 와있는가,구태의연하고 안일한 삶 가운데 신앙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변화된 삶으로 만들어가는가, 입으로만하는 사랑과 봉사는 어디까지인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물질적 풍요와 외형적 허식에 묻혀사는 요즘 사회에서, 무릅이 터지고 사지가 비틀리는 이들 티벳 순례자들의 절규하는듯한 수행모습은 물질적 낙후를 훨씬 뛰어넘는 ‘신선한 믿음의 충격’이다.
’티벳인들의 오체투지’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교훈은 종교의 이질적 요인을 떠나, 우리를 깨우치게하는 강력한 생명력이 있음을 그누구도 의심치 않을것이다.
자신만을 내세우는 이기적 만능세태를 멀리하고 스스로를 내세우려는 그릇된 욕망이 사그러들때, 진정 주변의 풀 한포기라도 심는 봉사의 초발심이 드러나리라본다.
자연의 신비가 그득한 카일라스산과 티벳고원의 웅장한 풍광을 사진 컷에 여과없이 욕심껏 담아냈다. 허나 이번일정에서 접한 순례자의 고행, 그리고 그속에 숨겨진 평화스런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소중한 피정’을 다녀온 듯 마음은 가쁜하다. 카일라스에서 보낸 ‘시간의 편린’들을 곧 사진으로 모아 선뵈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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