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손님들이 화장실에서 그런 것까지 슬쩍 할 줄은 몰랐어요.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얼마 전 타운내 한 소주방 업주로부터 "이런 얘기 좀 꼭 실어달라"며 전화가 걸려왔다. 비교적 깔끔한 분위기로 성업중인 이 업소의 주인은 ‘화장실이 깨끗하면 마음도 상쾌하다’는 평소의 소신에 맞게 정성스레 화장실을 꾸몄다. 특히 여자화장실에는 고급 로션을 갖다 놓았으며 꽃, 행운목 대나무로 장식했다. 그런데 웬걸. 로션은 일주일이 멀다하고 사라졌으며 대나무도 몇 번씩 동강나기를 반복했다.
남자화장실 쪽은 더 기막혔다. 보기에 고급스러웠는지 100여 달러가 넘는 수도꼭지를 떼어가는 가 하면 변기의 레버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한 쪽에 쌓아둔 화장지까지 없어질 때는 할말을 잃었다. "처음에는 잘 믿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상황은 그대로 반복됐어요. 화장실에 누가 들어가면 유심히 지켜보는 것이 싫어서 아예 로션과 대나무를 모두 치웠어요" 이 업주는 비상시를 대비, 수도꼭지와 변기 레버를 준비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어글리 커스터머’들은 이 곳 뿐 아니라 곳곳에서 목격된다. 특히 마켓의 경우 이들은 큰 골칫거리다. 한 마켓 매니저는 "청소할 때면 손님들이 계산도 하지 않은 채 마시고 여기저기 ‘숨겨둔’ 음료수 병들을 찾아내느라 마켓을 이 잡듯 뒤진다"며 "얼마 전에는 마시다 남은 음료수가 바닥에 흘러 고객이 넘어지는 큰 소동이 벌어진 적도 있었다"고 아찔해했다. 그는 "차라리 눈에 띄는 곳에나 버리면 청소나 쉬울 것"이라며 "간혹 값을 지불하지 않은 채 음료수나 과자 등을 먹으며 마켓을 돌아다니는 손님에게 그러지 말 것을 말씀드리지만 오히려 화를 낸다"고 말했다.
문제는 ‘어글리 커스터머’들의 심리 밑바닥에 이 같은 행위가 습관화돼 무신경하다는 데 있다. 일부의 경우 ‘절도’에 더 가깝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런 것쯤이야"라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얼마 전 영국 법원이 골프장 연못에서 골프공을 주워 팔아 생계를 유지해 온 사람에 대해 절도죄를 적용, 논란이 일고 있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한 기독교신문에 실린 칼럼은 귀기울일 만 하다. "단주 모임의 상담가들은 알콜 중독자에게 결코 음주량을 줄이거나 저녁에만 조금씩 마시라고 조언하지 않고, 판사 또한 상습 절도범에게 좀 참고 주말에만 도둑질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죄와의 타협은 있을 수 없다. 죄는 크던 적던 그 모양을 버려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