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마당
▶ 김흥래<전 룩셈부르크 태권도 국가 대표팀 코치>
그 열광, 그 함성. 지구촌 구석구석을 들끓게 하였던 우리 민족의 열정을 누가 감히 넘볼 수 있을까. 이번 월드컵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참여하는 능동적인 자세와 단결성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크나큰 계기가 되었다.
해방 후 우리 산업은 대장간에서 만드는 호미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식과 정보기술 체험관을 통해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는 이미지를 고취시키는 데 성공했다.
일본이 명치유신이후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군사적 경제적 강국으로 미국을 공격하기까지 70년이 소요된 데 비하면 우리가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하여 경제 선진국으로 다소나마 위상이 높아지는데는 50여년이 걸렸다.
88 올림픽 개최를 통하여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소홀히 했던 정부는 1996년 국가 이미지 고양을 위한 방책으로 태권도, 한글, 한복, 김치, 불고기, 불국사, 인삼, 설악산, 탈춤 등 한국을 빛낼 수 있는 문화유산을 선정 발표하였다.
세계 여러 나라가 자기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유산을 훌륭히 홍보하여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단지 민간 기업에 의해 우리 김치가 미국 대형마켓인 코스코에 납품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어떤 기업이 브랜드 인지도를 1%로 올리려면 1억 달러 정도의 마케팅 비용이 쓰여진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월드컵을 통한 국가 이미지 고양에 소홀히 하지 않았나 돌아볼 때다. 찬란한 우리문화를 세계에 소개하는데 미흡하였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파리의 에펠탑, 덴마크의 인어동상, 네덜란드의 풍차와 조막 만한 벨기에의 오줌싸개 동상은 이미 그 국가의 이미지가 된지 오래다.
자메이카의 민속음악 레게를 세계에 전파시킨 데는 레게의 전도사 밥 말리 같은 음악가들의 역할이 지대했다. 태권도라는 고유 문화 유산을 세계 속에 알리는데는 밥 말리 같은 태권도 사범들이 세계도처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의 예의 범절을 가르치고 한국의 심오한 무도철학을 심어주는 사범들이 저 멀리는 북극에서 남극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옥의 티라면 개막식에서 매스게임 “상생”이 아닌, 선과 미와 속도 및 예절이 바른 우리 문화 유산인 태권도를 보여 주었다면 국가 이미지 고양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88 올림픽에서 태권도 소개, 시드니 대회에서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월드컵의 개막식에서 태권도 시범대회로 이어지는 연속선상에서 태권도가 소개되었다면 바로 국가 이미지 고양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문화유산을 지정만 한다고 세계에 알려지는 게 아니다. 밥 말리 같은 홍보 지도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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