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 4강은 활용여하에 따라서는 미주진출 일부 한국기업에는 마케팅에 큰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호기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 4강이라는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둠으로써 속으로 웃고 있는 기업중 하나는 바로 현대 자동차. 미주 진출 한국기업 중 2002 월드컵 자동차부문 단독 스폰서였던 현대차는 히스패닉 전국방송인 유니비전의 축구중계 후원과 집중 광고로 월드컵 마케팅을 가장 공격적으로 수행한데다 한국팀의 선전으로 예상 밖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월드컵 개막전날인 5월30일 세계 미니 축구대회를 개최했으며 이를 위한 미국 대표팀을 뽑기 위해 4개월에 걸쳐 8개 도시에서 1,600개팀이 참여한 선발 과정을 거쳤고 이 과정에서 거둔 홍보효과를 적지 않았다. 또 2001년부터 이미 미 여자프로축구(WUSA)와 미 청소년축구연맹(AYSO)의 자동차 부문 단독 스폰서여서 월드컵 열기와 함께 현대의 마케팅은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 모터 어메리카 노승욱 과장은 "앞으로도 축구 마케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스패닉 일간지 라 오피니언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 히스패닉을 주 공략대상으로 삼은 동아제약의 박카스도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마케팅에 힘을 받고 있다. 박카스 광고대행업체 URI의 브렛 정씨는 "모든 커뮤니티를 공략하려는 제너럴 마케팅은 예산 문제로 장기 투자가 따로 한국이란 브랜드와 제품을 연결하는 마케팅은 진행하지 못했다"며 "향상된 국가이미지는 히스패닉 시장 공략에 얼마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진로 아메리카의 경우 지난해 계획을 세웠다가 집행하지 못한 히스패닉 공략 마케팅을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건철 지사장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상황이 호전됐다"면서 "본사와 상의가 끝나면 본격적인 히스패닉 마케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트 맥주도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한 분위기를 이용해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이트는 이미 LA 마라톤 팀에 자사 티셔츠를 입고 참가하게 했는가 하면 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뒷면에 작은 하이트 로고를 찍은 붉은 악마 티셔츠 2,500장을 제작 배포하기도 했다. 이 덕 지사장은 "음료는 민족주의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토다이처럼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음식점을 바탕으로 한국축구와 연계된 맥주의 이미지를 강조해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코리아란 국가 이미지 제고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는 회사로 분석된다. 김광성 마케팅 부장은 "사명 자체가 국가명과 유사해 가장 큰 홍보 효과를 입는 기업"이라면서 "본사를 중심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주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월드컵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상승이 모든 지상사에 마케팅 호재를 제공해 주지는 못했다. SK글로벌의 김승재 지사장은 "직접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회사들이 월드컵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지 바이어를 상대해야 하는 철강 등의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는 월드컵의 후파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LA무역관 전상우관장은 "오랫만에 제고된 국가 이미지를 이용하려면 바이어에 급급하는 조급한 마케팅에서 벗어나 기업이미지 홍보 쪽으로 장기 전략이 필요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월드컵 이미지를 이어나갈 수 있는 대형문화행사를 겸한 이벤트를 계속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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