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다 ‘붉은 악마’에 대한 호칭 때문에 서로 상반된 주장을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불교에서는 부처님께서 45년 동안 설법한 내용을 담은 8만4,000이나 되는 방대한 경전을 단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다. 즉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었고 마음에서 기인되었다는 것이다.
‘이름’은 인간이 대화상 필요에 의해 만든 하나의 수단 혹은 방편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 ‘이름’ 속에 내포되어 있는 본질보다는 허울에 불과한 이름에 더욱 집착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래서, 역대 ‘조사’나 ‘고승’들은 경전을 읽고 대화를 통한 마른 지식보다는 ‘묵언참선’을 통하여 진정한 도를 구하고자 했던 것이다.
불교에선 ‘공단’이라는 일종의 수행자의 마음공부를 점검하는 시험이 있다. 수행자가 만약 ‘붉은 악마’라는 질문을 큰스님으로부터 받았다면 ‘지옥’이라고 말하기보다는 그 단어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로 그저 두 손을 번쩍 들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붉은 악마’가 지닌 진정한 의미는 승리를 염원하는 간절한 소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부채나 선풍기의 이름 그 자체에 집착하기보다는 그저 부채를 집어들고 부쳐 그 이름이 주는 ‘청량함’을 느끼는 것이 곧 ‘부처’이고 ‘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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