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 <민경훈 편집위원>
한국의 8강 진출에 축배를 들고 있는 것은 한국인들만은 아니다. 런던의 도박사들도 이에 못지 않게 기뻐하고 있다. 이들은 게임마다 걸린 돈의 5%를 커미션으로 챙긴다. 그러나 강팀과 약팀이 붙을 때는 장을 만들기 위해 싫어도 약팀에 걸어야하는 경우가 있다.
승률을 조정해도 아무도 약팀에 걸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과 포르투갈 전에서는 포르투갈이 이길 확률을 7, 미국이 이길 확률을 1로 정했다. 그랬는데도 대부분은 미국 쪽에 걸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는 미국이 3대로 2로 포르투갈을 꺾은 것이다. 포르투갈 쪽에 걸린 돈을 도박사들이 모조리 긁은 것은 물론이다.
미-포르투갈 전만이 아니다. 세네갈-프랑스 전도 그랬고 한국-포르투갈, 한국-이탈리아 전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전통적인 강팀들이 맥을 못 추고 날아가면서 도박사들은 돈방석에 안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처럼 예측 불허의 게임이 잇따르자 도박 열기도 달아올라 이번 월드컵 대회에 걸린 돈은 사상 최대인 3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8게임에서도 도박사들이 재미를 볼 것 같지는 않다. 이제는 관중들도 과거의 약팀이라고 반드시 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 세네갈과 터키가 8강에 오른 후에는 이들 나라에 돈을 거는 사람 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소식이다.
지금까지 월드컵은 ‘월드컵’이라는 이름에도 불구, 반쪽 월드컵이나 진 배 없었다. 4년마다 대회를 해봐도 허구한 날 우승하는 팀은 브라질,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독일 등 유럽과 남미 몇 개 팀으로 제한돼 있었다.
8강에 북미,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5개 대륙에서 빠짐없이 대표팀이 올라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한다. 이제야말로 진정한 ‘월드컵’ 대회라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내친 김에 한국이 스페인을, 미국이 독일을, 영국이 브라질을, 세네갈이 터키를 꺾고 준결승에 오른 후 다시 한국이 미국을, 세네갈이 영국을 누르고 결승에서 만나 한국이 세네갈을 물리친다면 금년 대회는 ‘월드컵’이란 이름에 손색이 없는 가장 값진 이벤트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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