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적인 의미의 성을 탐구하는 전시회가 하나 있다.
감추고 우회해서 말해오던 성적 담론을 솔직한 그림을 통해 풀어보자는 작가들의 정신이 반영된 이 그룹전의 제목은 ‘S&M’으로 상징적이다. 실제 의미는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표하는 서브라임(sublime)과 미스틱(mystique)이지만 이니셜만 볼 때 가학 및 피가학성 음란성을 뜻하는 새디즘과 마조히즘을 연상하게끔 지어졌다. 물론 의도적인 것이다.
작품을 선보일 7명의 작가들은 고도의 상징성을 담은 작품들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성의 근본적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황미씨의 작품 ‘독백’은 화려한 비단으로 전신을 가린 여성이 그려져 있다. 얼굴까지 끌어올린 이 장막은 여인의 자유와 욕망을 억압하는 제한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오지영씨의 작품은 입맞춤을 앞둔 두 사람의 입을 비스듬히 부각해 곧 이어질 움직임에 대한 조바심을 유도하고 있다. 양민숙씨의 ‘스케일 #2-3’은 기계적인 은회색 배경 위에 역동적으로 교차된 누드가 얽혀있는 형상이라 흥미롭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들은 직설화법을 배제하고 있어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하다. ‘생각하는 만큼 읽히는’ 그림들이지만 소품들이 주를 이뤄 감상하기에 큰 부담은 없겠다. 작가당 2∼3점씩 작품을 선보이는데 대부분 주제에 맞춰 최근에 작업한 신작들이다.
전시를 큐레이트한 황미, 오지영씨는 “모든 예술의 바탕을 이루는 성적 에너지의 근원적 모습을 자유롭게 펼치는 자리”라며 “감상자들이 보여줄 다양한 반응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참여작가는 변정국, 조현숙, 혜숙, 황미, 이영숙, 오지영, 양민숙씨며 전시회는 6월7일부터 28일까지 사진스튜디오 ‘존 식스’(3911 W. 6th St.)에서 열린다.
리셉션은 7일 오후 6∼8시. 문의 (213) 427-6233
<이재진 기자>
jjrh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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