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½(5개 만점)
1984년 개봉, 작품·감독 및 각색상 등 모두 8개의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로 당시 없던 20분이 추가된 디렉터스 컷이다. 원작은 피터 쉐이퍼의 연극. 18세기 음악가들은 왕이나 대주교 등 귀족의 후원아래 작곡하고 생계를 이어가는 하인 같은 처지였다. 영화는 질투와 신에 대한 보복으로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설(과장된 것)이 있는 오스트리아 국왕 요젭 2세(제프리 존스가 호연한다)의 궁정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F. 머리 에이브라함이 오스카 주연상 수상)의 회상으로 이어진다. 핵심은 천재성과 범속함의 충돌.
비엔나. 세속적 영광을 보상으로 신에의 봉사를 약속했던 살리에리는 깊이 없는 형식적 작품의 생산자. 살리에리가 신의 음성이라고 감탄하던 모차르트(탐 헐스)의 음악에 대한 경외심은 어느 날 그가 모차르트의 꼴을 처음 목격하면서 산산조각이 난다. 곧 결혼할 콘스탄체(엘리자베스 베리지)를 희롱하며 당나귀 웃음에 저속한 말을 내뱉는 천박한 모습의 모차르트.
살리에리는 신이 어찌 저런 괴물에게는 천재성을 주고 신에의 공경을 다짐한 자기에겐 범속함을 주었는가 라며 분노한다. 그리고 살리에리는 신의 불공정에 복수하기 위해 모차르트 파괴를 결심한다. 작품은 살리에리와 모차르트를 양립시키면서 신과 인간의 관계, 때론 잔인하고 비뚤어진 신에 봉사하는 어려움 및 위대한 천재에 대한 비참한 보상과 사회에 의한 천재성의 파괴를 얘기한다. 또 음악을 가발이나 화장 따위의 치장으로 여기는 귀족들의 허구성도 코믹하게 꼬집고 있다.
모차르트의 죽음에 대한 긴박한 인식은 검은 마스크와 외투를 입은 자의 레퀴엠 주문으로 구체화된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마지막 걸작에 동참하겠다는 욕망 때문에 죽음의 침상에 누운 모차르트의 구술에 따라 악보를 적어간다.
화려한 의상과 세트 및 음악에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데 촬영이 눈부시다. 감독 밀로시 포먼의 고향 체코에서 찍었는데 영화중 오페라 ‘돈 조반니’ ‘마술 피리’ 및 ‘피가로의 결혼’이 공연된 프라하의 틸 극장은 200여년전 모차르트가 ‘돈 조반니’를 초연한 곳이다.
스케일이 큰 웅장하고 화려한 음악 드라마로 후반 들어 긴장감이 결여되고 베리지의 모습과 연기가 너무 현대적인 것이 흠이나 전체적으로 눈부신 명작이다.
살리에리의 음악은 요즘 잘 연주되지도 않고 또 지극히 평범한 작곡자로 알려져 있지만 음악학자들은 그가 매우 다채롭고 즐거운 음악을 작곡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그의 오페라 ‘유로파 리코노시우타’는 1778년 화재 후 복구된 라 스칼라 개막작품이었고 베토벤과 슈베르트 및 리스트 등이 모두 그의 제자였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 때문에 빛을 잃게 된 과소평가 받은 작곡자였다. 그의 신과 모차르트에 대한 복수심을 이해할 만도 하다. 영화음악 지휘는 네빌 매리너. R. WB. 아크라이트(323-464-4226), 모니카(310-39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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