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 훈련된 군살 없는 근육과 치렁치렁한 장발만으로 유오성이 복서 김득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른손잡이 유오성은 언제부턴가 김득구처럼 왼주먹을 많이 뻗고 승냥이의 눈빛도 닮아간다. 이미 유명을 달리한 복서의 전부를 그려내자니 숨겨진 내면도 만나야 하지만 일차적으로 패기와 강단으로 뭉친 복서 김득구가 되기로 결정한 덕분이다.
"내가 생각하는 김 선수는 용기와 집념, 솔직함으로 압축된 강한 사람"이라는 유오성은 영화의 제작이 결정되기 전 이미 이 역할을 자청했다. 비명에 간 복서의 삶과 그 뒤로 피어난 실존했던 희망에 이끌림을 받은 탓이라고 한다.
워낙 오기 있어 보이는 ‘한 인상’으로 유명한 유오성이지만 김득구를 따라가는 과정은 땀 서너말이 쏟아지는 강훈련의 연속이었다. 특히 상대의 주먹을 보고도 눈을 감지 않는 복서의 감각과 왼손잡이 노릇은 어느덧 몸에 익혀 편안하게 소화해낸다.
훈련을 책임진 정두홍 무술감독은 유오성을 프로복서에 견주며 손색없다고 흐뭇해할 정도다. "물론 몇달의 훈련으로 그 분(김득구)의 인내심과 고통을 그대로 체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심정은 느꼈다"는 유오성은 "시나리오와 주변인들을 통해 공부한 그의 뜨거운 마음을 그려내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반짝 커버린 연예인과는 달리 무명시절을 통한 배우의 내공으로 유오성의 한마디에는 진지함과 고민의 흔적이 묻어난다. 당시 천하무적이던 챔피언 맨시니와 그 큰 시저스 팰리스 특설 링에 오르기 전날 도전자 김 선수가 느꼈을 심경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인간이라면 그 순간이 얼마나 두렵고 긴장이 됐겠느냐"며 "이런 장면이 바로 인간 김득구를 표현하는 소중한 영화적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결정적으로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듣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유오성은 "한 인간의 생을 미화하거나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소중한 희망을 건져내는 연기를 보이고 싶다"며 "배우로 정말 해보고 싶었던 영화를 이제야 만나 흐뭇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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