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 불경기로 안락하고 포근함이 그립다"
▶ 현대감각 사라지고 치펀데일 고전 찾아
미국인들이 가구와 실내장식을 고전적인 복고풍으로 바꾸고 있다. 단순한 유리 촛대 대신 고전적인 은촛대로 바꾸고 푹신해서 푹 퍼지고 싶은 소파 대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리를 가지런히 놓아야 하는 포멀한 러브시트를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테러사건 이후 전통적인 가치와 가족, 종교에 무게를 주고 있는 소비자들이 미래지향적인 컨템포 가구에서 안정감을 주는 할머니 시대의 가구 쪽으로 취향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말 포멀한 차이나 세트가 2000년도에 비해 30%가 더 팔렸다. 크리스탈 샹들리에는 5년만에 배가 나갔다. 캐주얼 실내장식품의 대명사인 ‘포터리 반’(Pottery Barn)조차도 18세기 스타일 침대라인을 들여놓았는데 핫케익처럼 잘 팔리고 있다.
35세 미만의 젊은층조차도 "할아버지, 부모 세대와 차별해서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갖추고 싶었는데 집안을 꾸며놓고 보니 할머니 집에서 많이 보던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며 "역시 인간은 보고 자란대로 한다"며 멋쩍어 한다.
가구업계와 실내장식업계가 복고풍으로 돌아온 데는 불경기가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21세기 문턱을 넘어서면서 10년만에 처음으로 매상이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하자 당황한 가구업계는 지난 10년간 잘 팔아왔던’전자풍 감각의 가구’를 확 갈아치우고 1950년대 풍의 치펀데일 스타일을 비롯한 고전풍 가구로 매장을 바꿨다.
이에 때마침 뉴욕을 강타한 테러사건으로 소비자들은 위안을 주는 따뜻하고 단 음식을 찾듯이 어린 시절 살을 비비댔던 복고풍 가구에 매료당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현대감각의 천인 체닐(야드당 50달러)은 한물 가고 야드당 38달러인 토일 천이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닿는 커튼 천과 벽지, 소파 천으로 인기다. 다이닝 테이블은 컨트리 오크가 인기였으나 요즘은 받침 다리가 2쪽인 마호가니가 다시 다이닝룸을 차지하고 있으며 부엌 개비닛은 밝은 오크나무 대신 붉은빛 도는 가라앉은 분위기의 체리우드가 다시 뜬다.
침대도 옛 왕실이나 귀족들이 사용하던 카누피 쳐진 것들이 납작하고 편편한 현대식보다 잘 팔리고 있으며 청동이나 쇠로 된 샹들리에보다는 크리스탈이 값이 더 나가는데도 잘나가고 있다. 촛대도 개당 7달러짜리 심플한 유리보다 24달러씩이나 하는 앤틱 은으로 끝처리를 한 것들이 인기다.
<정석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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