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카드에서나 정원에서 볼 수 있는 호랑가시나무들이 빨간 열매들을 잔뜩 달고 겨울바람 속에 환히 웃고 있다. 호랑가시나무 열매를 즐겨 먹는다는 한 마리 붉은 새처럼 사람들의 가슴도 사랑으로 붉어지는 12월. 웬지 마음이 바빠진다.
우리 속담에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 있다. 어려울 때 이웃만큼 도움이 되는 사람은 없다는 의미이다.
인간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자신을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연말일수록 더욱 자신의 지인이나 가족만을 생각하며 지내기 쉽고 무감각하게 자선냄비에 지폐 한장을 넣으며 “나는 그래도 참 착해!”라는 자족감으로 우리 자신은 이웃사랑에 대한 자기 합리화를 하고 만다. 하지만 우리의 이웃은 어쩌면,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
내 가족,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이웃의 가족도 그들에겐 소중하다. 우리는 혹시 자신의 안위나 가족의 안녕만을 생각하며, 지금보다 생활이 더 넉넉해지기만을 바라고 있는 가족이기주의자는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가족이기주의는 가족사랑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이웃사랑으로 발전되지 못하면 집단이기주의가 되기 때문이다.
아픈 이 곁에 묵묵히 함께 있어주는 일, 외로운 이의 맘을 정성껏 들어주는 일은 훌륭한 이웃 사랑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너무 많이 쓰고 있는 사랑, 봉사, 나눔이란 그럴듯한 말들 보다는 실천이 따르는 사랑의 행동이 가장 절실한 때이다.
“산산조각 나는 듯한 우리 가정을 위해 많이 애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목사님께서 애써주신 덕분에 우리 부부가 다시 합치기로 했습니다. 저희 같이 인생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해서 수고해 주세요”
어느 날 상담을 받았던 분에게서 날아든 편지 한 통에 그간 힘들었던 것은 사라지고 새로운 소망이 돋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참사랑과 봉사가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 편지였다. 테레사 수녀는 “사랑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희생, 특히 자기희생으로 양분을 취해야 합니다. 다른 이들에게 좋은 것이라면 나는 무엇이든지 기꺼이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 일은 상처를 받게 되더라도 개의치 않고 기쁘게 주는 것을 포함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안에 참사랑이 없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우리 서로가 과도한 욕심과 이기심을 줄이고 조금만 더 이웃을 생각한다면 행복한 날이 더 빨리 오리라 믿는다. 내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넓은 사랑을 확산시켜 가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필요하다.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고통의 소리를 들어 주는 일’이고 그것을 ‘알아주는 일’이다.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는 아마도 이런 말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
“내가 당신 곁에 있어요. 당신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면 저는 무슨 일이든 할 것입니다. 당신은 제게 참으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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