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정 측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24일 10시 수원지방법원에서 개정된 2차 공판은 검찰 조사와 1차 공판에서의 진술을 번복하고 재판을 빨리 끝내려는 황수정과 함께 기소된 강모씨에 대해 끝까지 딸의 무죄를 주장하려는 황수정의 아버지 황종우씨의 견해가 맞서 초반부터 파행으로 치달았다.

예정보다 11분 늦게 법정에 입장한 황수정은 바로 재판장(하명호 판사)에게 발언기회를 요청한 뒤 그 동안의 심경을 담담하게 털어 놓았다. 황수정은 “지금까지 억울한 게 싫었다.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사실인지 모르겠다”며 “그 동안 내겐 너무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황수정은 언론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죄송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부모님께 하는 행동은 참을 수 없다. 나만 언급해 달라”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황수정은 “재판을 빨리 진행시키고 싶다”고 간절히 밝혀 그 동안 조사 과정과 구치소 생활에 몹시 지쳐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황수정이 발언을 마친 뒤 하 판사가 “변호인을해 임하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황수정이 대답을 못해 재판은 잠시 휴정 됐다. 뒤이어 10시 35분께 재판은 속개됐고 황수정은 변호인 해임을 요구했다.

이에 하 판사는 “변호인 해임은 서면으로 해야만 한다”며 서면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번엔 황수정 측 임호영 변호사가 반발해 40분께 또 다시 휴정한 뒤 11시 재판이 다시 재개됐다.

한편 휴정 시간 동안 황수정의 부친 황씨와 임호영 변호사는 격렬한 말다툼을 벌이기도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여줬다.

황씨는 임 변호사와 상의를 하는 과정에서 변론에 소극성을 보이고 있다며 “무죄를 입증하라. 무슨 쇼 하는 거냐”고 소리를 질러 둘 사이의 갈등이 고조됐음을 보여줬다.

특히 강씨 어머니가 임 변호사의 해임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고 재판을 빨리 끝내고 싶어하는 황수정도 이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강씨는 임 변호사가 계속 맡기를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씨는 사흘 전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2차 공판 때 증인석에 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황수정의 변호인 해임 요청에 대해 황씨와 임 변호사 모두 담담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미루어 그동안 변호사 교체가 꾸준히 논의돼 왔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임 변호사는 이에대해 이날 휴정 동안 황수정이 변호사 해임의사를 철회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