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5개 정도로 좁히면서 지상 특공전을 서두르고 있으나 아프가니스탄의 험한 지형과 수많은 동굴은 탈레반에게는 천연의 요새이면서 이방인에게는 지옥의 땅이라고 USA 투데이지가 6일 보도했다.
USA 투데이는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남부 일원에 있는 동굴만 3,000개라면서 아프간 전사들은 외국군이 침공해 오면 전국에 퍼져 있는 동굴 속에 들어가 게릴라전을 전개하기 때문에 아프간은 끊임없이 계속되는 열강의 침공을 격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프간의 동굴은 천연동굴과 인공동굴이 있는데 아프간에 천연동굴이 많은 이유는 석회암이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천연동굴은 수천피트씩 지하로 내려가기도 하고 수평으로 연결되기도 해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난공불락의 요새다.
인공동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카레즈’. ‘카레즈’는 2,300년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아프간을 침공하기 전부터 농부들이 관개용으로 만든 것인데 이 역시 게릴라전에는 안성맞춤이어서 1221년 징기스칸이 침공했을 때도 아프간 국민들은 ‘카레즈’에서 게릴라전을 폈다. ‘카레즈’는 1980년대 옛 소련군과 맞서 싸우던 무자헤딘 전사들에 의해 더욱 강화됐다.
이 같은 동굴 가운데 어떤 것은 미군이 자랑하는 지하시설 공격용 ‘벙커 버스터’ 폭탄도 무용지물이다.
지하벙커 역시 골칫덩어리다. 지하벙커는 1980년대 아프간 반군이 옛 소련 침공군과 맞서 싸우며 건설한 험준한 산을 타고 수천피트를 올라가 만들어져 있는데 벙커 한 개가 2층 건물만 해서 웬만한 장기전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
1986년 옛 소련군이 57일간의 공습 끝에 점령한 팍티아주의 ‘자바르 요새’를 보면 아프간 지하요새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동굴 41개와 축구장 6개를 서로 연결하는 터널로 이어진 이 지하요새에는 회교사원, 초음파 기계를 갖춘 병원, 장서로 가득한 도서관, 멋진 의자와 카핏으로 장식된 호텔까지 있었으며 반군들은 여기에 T-34 탱크까지 갖다 놓고 공습을 견뎠다.
빈 라덴 역시 옛 소련과의 전쟁 때 팍티아주 크호스트 인근의 지하요새를 카핏과 각종 가구로 장식하고 발전기를 돌려 얻은 전기로 히터와 에어컨을 가동해 가면서 소련군과 싸웠다.
이쯤 되니 아프간인들이 "동굴 속에 들어가 있으면 공습을 받는지도 모른다. 핵공격도 견딜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린베레 출신인 미육군 예비역 장성 데이빗 그랜지가 "미군은 절대로 탈레반이나 알 카에다와 싸우기 위해 아프간의 산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프간 반군 북부동맹이 "미군은 반드시 우리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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