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명예의 전당 회원과 최근 3년 우승경험자 40명만 모아놓은 엘리트 잔치였지만 AFLAC 챔피언스 대회는(총상금 75만달러) 박세리의 독무대였다. 챔피언중의 챔피언이 누군지 확실하게 드러난 타의추종불허의 퍼포먼스였다.
한국시간으로 추석인 30일 아침. 앨라배마주 매그놀리아 그로브 크로싱 골프장(파72·6,23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의 관건은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박세리가 몇타 차로 이기느냐였다. 정답은 5타차.
1∼2라운드에서는 ‘땅콩’ 김미현이 단독선두로 맹위를 떨쳤지만 승부는 대회 3일째 박세리가 8언더파(64타)의 기염을 토하며 일찌감치 판가름났다. 동시에 김미현은 6오버파 78타를 쳐 단숨에 우승권에서 사라졌다. 한국서부터 라이벌 관계를 이어온 박세리와 김미현의 희비가 무려 14타차로 엇갈린 하루였다.
덕분에 2위에 7타차로 시즌 5승을 일찌감치 예약해 놓은 박세리는 친한 친구(로리 케인)와 함께 연습 라운딩을 하는 듯한 가벼운 분위기 속에 마지막 라운드를 1언더파 71타로 무난하게 치르고 우승컵을 안았다.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2위 케인(277타)을 5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한시즌 개인 최다인 5승을 달성했다.
5주만에 투어에 복귀한 박세리는 이로써 올시즌 각종 개인기록 부문에서 아니카 소렌스탐에 바싹 다가서 앞으로 남은 5개 대회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어 박지은도 선전했다. 박지은은 이날 2타를 줄이고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3위에 올라 시즌 5번째 ‘탑10’ 진입에 성공했다. 또 김미현은 3언더파 288타로 공동12위, 박희정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21위에 오르는 등 상위랭커 40명만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한인골퍼 4명이 모두 중상위권에 모두 진입하는 호조를 보였다.
-시즌 5승 소감은.
▲자랑스럽다. 너무 오래 동안(5주) 쉬어 우승이 가능할지 몰랐는데 내 자신에게 좋은 생일선물을 한 것 같아 기쁘다. 휴식이 이렇게 길었던 적이 없어 우승이 약간 놀랍기도 하다. 화요일에만 해도 컨디션이 100% 같지 않았고, 목요일에는 퍼팅이 안돼 애를 먹었다. 그러나 날이 가면 갈수록 감이 좋아졌고, 한인 팬들에 추석선물을 보낸 것 같아 더욱 기쁘다.
-마지막 날 많은 스트레스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충분히 쉽게 이겼다고 생각하는가.
▲친한 친구(로리 케인)와 연습 라운딩을 하는 듯 했다. 대회 같지가 않을 때도 있었다(웃음). 15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을 때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바로 그 다음이 2온이 가능한 파5홀이라 버디로 1타는 곧 만회할 자신이 있었다.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레이스가 더욱 치열해 졌는데.
▲4∼5개 대회가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카 소렌스탐과의 거리도 좁혔고 컨디션도 최상이라 끝까지 가 봐야 알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는 없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린 한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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