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 더블헤더’ 계기 전변해금 가속페달 전망
12억명을 헤아리는 울트라 인구대국, 소련 붕괴 이후 미국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 그 중국땅에서 공산당 정권이 수립된 1949년부터 프로복싱은 된서리를 맞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마추어 복싱까지 자취를 감추게 된다. 마오쩌둥을 비롯한 ‘중공’ 지도자들이 복싱을 자본주의 스포츠의 대명사라고 기피하고 박해했기 때문이다.
무하마드 알리·조지 포먼·조 프레이저 등 큰주먹들이 사각의 중원을 호령하던 시절의 신나는 무용담도 중국인 복싱팬들은 암암리에 전해지는 유비통신을 통해 듣고서 상상으로 그 흥분을 가늠해볼 따름이었다.
1979년, 실용주의를 표방한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이 알리와 접견한 것은 복싱에 대한 중국 상층부의 편견과 족쇄가 상당히 풀렸음을 의미하는 사건이었다. 말그대로 지하운동에 머물던 복싱은 중국에서 그제서야 30년만에 고개나마 쳐들 수 있었다. 그렇다고 완전 해금은 아니다. 취미삼아 혹은 아마복서로 뛰기 위해서라면 몰라도 중국인의 프로복싱 투신은 여전히 금지되고 있다. 중국이 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따내지 못한 까닭 역시 이같은 복싱박해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 마지막 장벽도 무너질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복싱 전반의 재갈을 풀게 하는 데 무하마드 알리가 선봉장 역할을 맡았듯 프로복싱 물꼬를 맨먼저 튼 사람은 그의 딸 라일라 알리다. 그녀는 지난해 4월 상하이에서 논타이틀 매치를 벌였다.
오는 8월5일 베이징에서 열리게 될 프로복싱 사상최초 ‘헤비급 더블헤더 세계타이틀전’은 프로복싱에 둘러쳐진 ‘죽의 장막’을 걷어치우는 제2탄이자 본격적인 이벤트로 전망된다. WBA 챔피언 잔 루이즈와 전 챔피언 이밴더 홀리필드의 리매치, WBC-IBF 세계주먹왕 하심 라흐만과 유럽왕주먹 브라이언 닐센의 타이틀전을 기획한 프로모터 단 킹 역시 21일 사전답사차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회있을 때마다 프로복싱 합법화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중국 언론 반응도 환영 일색이다. ‘상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거의 없는 관제언론 속성으로 미뤄 이는 프로복싱 금지철폐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는 견해들이 대세를 이뤄가고 있다.
’베이징 더블헤더’가 복싱의 주무대 미국에서는 마이크 타이슨·레녹스 루이스 등 상대다운 상대를 회피하는 비겁한 꼼수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만 복싱의 동토인 중국에서는 프로복싱 전도캠페인과 같은 역사적 이벤트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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