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본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탄두가 떨어진 중거리 미사일을 최초로 발사한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98년이 아니라 이보다 5년전인 93년이란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마크 커크 미연방하원의원(공화, 일리노이)은 렉싱턴 인스티튜트(버지니아주 알링턴 소재)가 4월27일 국회의사당에서 개최한 ‘캐피탈 힐 미사일 방어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 이같이 밝히고 당시 미국은 이 미사일에 대한 방어능력을 전혀 갖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인이나 관리가 북한이 93년도 5월말 다단식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커크 의원은 이 컨퍼런스에서 "33세이던 93년 미해군예비역장교로 국방부 ‘전국군사합동정보센터’(NMJIC)에 근무하던 중 북한이 사전통보 또는 경고없이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이 감지돼 미군부가 긴급태세에 돌입했다"고 당시 비화를 소개했다.
커크 의원은 "미사일 연료를 기준으로 목표를 측정하는 NMJIC 컴퓨터는 발사 직후 최종 목표를 미 대륙으로 계산했으며 그후 미 서부 퍼시픽 해안 일대, 하와이 등으로 예상 목표가 좁혀져 연료가 모두 발화된 시점(약 34초 이후)에는 일본, 그리고 미 해군함대가 배치돼 있는 인근 지역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커크 의원은 "미사일의 예상 목표지점을 추적하던 NMJIC는 대통령에게 미사일 공격을 당한 뒤 미국인 수백만명이 사망하는 것을 감수하든지 아니면 평양에 보복 공격을 감행, 더 많은 사상자를 내든지 두가지 선택을 건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국은 전혀 방어능력이 없었다"며 "당시 미사일이 98년도와 달리 큰 이슈가 되지 않은 이유는 93년도 미사일이 일본열도를 횡단해 태평양에 떨어졌음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본 방위청은 93년 6월14일 "각종 정보를 종합해 볼 때 북한은 지난 5월29일 동해에서 신형 미사일 발사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으나 미국측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커크 의원은 이같은 이유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국미사일방어체제’(NMD)를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편 북한 비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진 재일동포 김명철씨는 1999년 일본어로 쓴 도서 ‘한국 붕괴: 김정일의 군사전략’에서 "북조선은 1993년 5월29일 처음 다단식 미사일 발사실험을 훌륭하게 성공했다. 그 중 한 발은 일본열도를 넘어 하와이 앞바다에, 다른 한 발은 괌 앞바다에 떨어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용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