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루왕 헨더슨 포볼왕까지 꿰찼지만 퇴출자 명단에
호사다마(좋은 일이 많으면 궂은 일도 끼어든다)라고 해야 하나 프로세계의 냉혹함을 다시금 되씹어야 하나. 메이저리그 기록지의 잉크가 마를 틈도 주지 않고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는 리키 헨더슨(42·샌디에고 파드레스)이 기막힌 운명에 쓴웃음을 짓고 있다.
’도루왕’ 헨더슨은 2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2,062번째 볼넷을 얻어내 ‘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가 세운 이래 수십년동안 움쩍 않던 ML통산 포볼왕 타이틀마저 공동소유로 바꿔놓더니 25일 필리스전에서 또하나의 볼넷을 추가하며 하루만에 단독 포볼왕 대관식을 치렀다.
샌디에고 퀄컴스테디엄 1만2,500여 관중들이 우레같은 박수와 환성을 보내고 1루 베이스를 딛고 선 도루왕 겸 포볼왕 헨더슨은 얼굴가득 웃음을 띤 채 두 팔을 치켜들어 답례하고 있던 그 순간, 얄궂은 운명의 화살은 이미 시위를 떠난 뒤였다.
파드레스가 헨더슨을 스페셜 웨이버(방출자)로 공시해놓은 것. 말하자면 더 기대할 게 없으니 나가든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든지 택일하라는 요구다. 잔칫상 대신 소박을 맞은 꼴이 된 헨더슨으로선 다른팀의 손짓이 없으면 뾰족한 도리가 없다. 마이너리거는 죽어도 싫다면 무작정 길을 나서 새 둥지를 제손으로 찾아내야 한다.
파드레스는 도루왕 헨더슨이 비록 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의 포볼왕 타이틀까지 거머쥐고 또 타이 콥의 득점왕(2,245득점, 헨더슨은 26일 현재 2,180득점) 타이틀과 꿈의 3,000안타(2,918안타) 고지정복을 앞두고 있지만 올 시즌 워낙 빈타(27타수 4안타, 1할4푼8리)에 허덕이고 있어 ‘일단 제쳐놓기로’ 결심을 굳혔다는 후문이다.
졸지에 바람앞의 등불이 된 헨더슨은 필리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게임을 치른 26일 3점짜리 시즌 1호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모처럼 방망이 시위를 벌이며 파드레스의 셧아웃 승리(11-0)에 힘을 보탰지만 돌아앉은 ‘상부’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지난 76년 프리에이전트 드래프트때 오클랜드 A’s에 1순위로 지명돼 메이저리그 언저리에 발을 들여놓은 뒤 79년부터 본격 빅리거로 활약한 헨더슨은 지금까지 총2866게임에 나서 1만358타수 2,918안타(홈런 283개·2루타 및 3루타 548개)로 2할8푼대 통산타율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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