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O 페더급 타이틀전
▶ 전승복서 하메드, 바레라에 첫 패배
’프린스’ 나심 하메드가 졌다. 아니, 마르코 바레라가 이겼다.
멕시코의 백전노장 바레라는 7일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진 IBO 페더급 세계타이틀전(12라운드)에서 영국이 자랑하는 승률 100%의 하메드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당초 약세로 전망된 바레라는 이날 승리로 53승(38KO) 3패를 기록했고 프로데뷔 이후 오로지 승리밖에 몰 랐던 하메드는 35연승(31KO) 끝에 첫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나는 끄덕없다. 그는 예의 강펀치를 (내게) 맞히지 못했다."
수퍼밴텀급에서 한체급 올려야 하는 불리까지 안고 싸운 바레라의 승리는 상대의 약점을 간파한 ‘맞춤 전술의 열매’였다. 5피트7인치의 바레라가 우세한 것은 딱 하나, 하메드보다 4인치 크고 따라서 팔 길이도 길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하메드는 좌로 돌다 우로 돌다 엉겨붙다 떨어졌다 상대를 종잡을 수 없게 만든 뒤 아무렇게 내뻗더라도 노리고 친 주먹 못지 않게 파괴력을 자랑하는 한방으로 결딴을 내는 변칙스타일 복서였다.
그러나 바레라가 경기전 "하메드가 아무리 세다지만 나는 그가 싸운 전체 전적보다 더 많은 KO승을 거뒀다"고 자신있게 맞선 데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긴 팔을 이용해 쉴새없이 던지는 스트레이트성 잽. 하메드를 ‘하메드의 사정권 밖’과 ‘바레라의 사정권 안’에 갇아놓자는 게산이었다.
작전은 1라운드부터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바레라의 ‘창’ 공세에 박혀 ‘단도’를 움켜쥔 채 기회를 잡지 못하던 하메드는 1분30초 지날 즈음 접근을 노리다 되레 공이 울릴 때까지 호되게 얻어맞았다.
그렇다고 승부를 서두를 바레라도 아니었다. 2라운드부터 하메드를 마치 처음 마주친 듯 똑같은 전법으로 공략하는 바레라의 ‘창던지기’는 계속됐다. 모험을 건 쪽은 또다시 하메드. 밀리던 하메드는 4라운드들어 빗발치는 창을 피해 파고들다 바레라의 레프트훅에 맞고 휘청, 아예 캔버스에 뻗을 뻔한 위기를 자초했다.
창과 단도의 대결 양상은 이후로도 바뀌지 않았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하메드가 깨질 위험을 감수하고 전진할 수 없었던 건 포인트에서 밀린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것까지 계산하고 유인작전을 펼친 바레라에겐 최후의 기회. 기다렸다는 듯 바레라의 소나기펀치가 쏟아지는 가운데 전승복서 하메드는 침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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