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시인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 스스로 시인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조용하게 건네는 그의 말들을 이으면 그대로 한편의 시가 된다. 그의 말 속에는 메마른 마음에 시심을 심어주는 시어들로 가득차 있다.
문학교실 ‘시와 사람들’ 초청으로 미국에 온 김남조 시인을 지난 21일 밤 문인귀씨의 플러튼 집에서 만났다. 2박3일의 대스밸리 문학기행을 떠나기 전날 김남조 시인과 ‘시와 사람들’ 회원들간의 상견례 형식으로 간단한 문학 강연이 있던 날이다.
김 시인은 이날 강연에서 시인의 자세와 좋은 시 쓰는 법등을 알기 쉽게 정리해 설명했다.
"시와 등단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등단보다는 누가 시를 꾸준히 오래 쓰고 좋은 글을 남기느냐가 중요합니다"
서울대 국문과를 나와 이화여고 교사를 거쳐 55년부터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시인으로 또한 학자로서 한국 시단의 주춧돌을 다져놓은 그는 시인의 자세를 부단한 공부와 "구리를 갈아 거울을 만드는 정성과 노력"으로 정의했다. 갈고 닦는 과정을 거듭하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멋진 작품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문학활동 여건이 한국과 다른 이곳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작품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문을 연 김남조 시인은 "좋은 시는 좋은 글을 많이 읽어 양분 조달이 충분해진 시인에게서 나온다"고 조언했다.
평소 감정 배양을 위해 음악을 많이 듣는다는 그는 "시도 운동선수나 음악가처럼 연습이 필요하다"며 "남의 글, 책, 음악등 양분 공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어에 대해 "’장미는 아름답다’에서 아름답다는 시인의 언어가 아닙니다. 다른 말을 찾아야 하지요"라며 "겹겹의 병풍처럼 뒤에 보이는 것을 찾는 노력이 시인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문학은 한자락 들꽃에 불과하다"며 예술지상주의를 경고하고 "진솔한 삶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야 말로 좋은 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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