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 맞는 타운... 떡집 매상 평소 3배
23일 평소보다 1시간 이른 새벽 2시에 문을 연 가든그로브 소재 ‘고향떡집’에는 아침부터 한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업주 정형석(44), 양선희(44)씨 부부는 24일에는 떡을 사러오는 한인들이 더욱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은 가족들의 화목을 다지고 조상을 기리는 한국의 전통명절 ‘설날’이기 때문이다.
설날을 지키려는 오렌지카운티 한인들의 마음이 설렌다. 많은 한인들은 이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고 식사도 같이 하며 덕담을 나누게 된다.
또한 설날이 다가옴에 따라 당장 찾아갈 수 없는 한국의 친척, 친지들에게 송금을 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고 이들과 정감을 나누려는 한인들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 노명수 회장은 지난주 한국에서 공부할 때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던 한국의 매형에게 1,000달러를 송금했다. 91세의 노모를 모시고 사는 노회장은 24일에는 미국서 성장, 타주에서 대학과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세 명의 자녀들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의 명절로서 설날의 의미를 알려줄 계획이다. 노회장은 "한인들이 한국 명절을 지키는 것은 자녀들에게 한국 문화와 전통을 알려주는 기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 가든그로브 지점의 김미라씨는 "지난 16일부터 한국으로 송금하는 한인들이 부쩍 늘었다"며 "이들이 보내는 평균 금액은 500달러 정도"라고 말했다. 가든그로브 일원에서 과일배달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조프로듀스도 "10~20달러의 과일상자 배달주문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고향떡집의 정형석·양선희씨 부부는 설날 등 명절에는 이국 땅에서 한국의 전통음식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올해 78세인 정씨의 어머니 송일숙씨는 서울 화곡동에서 40년 가까이 ‘낙원떡집’을 운영해 왔다. 정씨는 어릴 적부터 일손이 부족할 때마다 떡 만드는 일을 도왔기 때문에 이 일이 자연스럽게 몸에 뱄다. 2년 전에 이민 와 곧바로 떡집을 운영하기 시작한 정씨는 영어로 소통만 제대로 되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설비를 완비, 중국, 일본, 베트남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할 예정. 또한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자녀들이 가업을 잇겠다고 나서면 맛있는 떡을 만드는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정씨는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면 떡은 맛있게 마련"이라며 "설날에는 평소보다 떡 판매가 3배 이상 증가한다"고 말했다.
가든그로브 길에 위치한 전화기 판매점 넥스컴의 송혜림(20, 라구나힐스 거주)양은 설날이 즐겁기만 하다. 이 날은 풀러튼, 하시엔다 하이츠에 거주하고 있는 작은 아버지와 사촌 등 12명이 모두 자기 집에서 모이기 때문이다. 8년 전에 미국에 온 송양의 어머니 송은숙씨는 "가족들이 자주 만나고 있지만 명절에는 특히 당연히 모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가족들의 우애를 돈독히 하고 한국 전통을 되새길 수 있어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터스틴 양로병원의 함명자씨의 친정은 부산이다. 설날에 친정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날은 꼭 친정 집으로 전화를 건다. 이날 많은 한인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이 양로병원에서는 윷놀이가 벌어지게 되며 한국 고전무용을 펼쳐 이들을 위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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