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이언츠감독 베이커, 재계약협상 앞두고 ‘빈 마음’
"내 마음 나도 몰라." 샌프란시스코 자지언츠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요즘 심경이 꼭 그렇다. 성적에 웃고 성적에 우는 프로세계 생리를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너무한 주변 인심에 마음붙일 구석을 못찾고 있는 것이다.
배리 본즈 등 두세명을 제외하고는 고만고만한 선수들을 이끌고 자이언츠가 정규시즌에서 최고승률로 내셔널리그 웨스트 디비전 우승을 차지할 때만 해도 베이커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높은 줄 몰랐다. 추격거리밖으로 달아난 자이언츠 뒤꽁무니를 아득히 바라보며 한숨짓던 LA 다저스 안팎에서는 "베이커를 모셔오자"는 말들이 무성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호성적이 그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 줄이야. 당초 디비전 2, 3위만 해도 만족할 듯했던 구단과 팬들은 거듭되는 승전보에 잔뜩 ‘중독’이 돼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못해도 리그우승" "잘하면 월드시리즈 제패"까지 외치게 됐고 결국 자이언츠가 PO 1라운드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하게 되자 베이커 예찬은 원망으로 바뀌었다.
팬들은 그렇더라도 구단마저 한동안 냉랭한 기색을 보인 데 대해 속이 뒤집힌 베이커는 20일로 예정된 구단측의 재계약 관련 오퍼에 대해서도 마음을 비운 상태. 19일자 콘트라 코스타 타임스지와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등 8년 근속 자이언츠에서 쫒겨나더라도 무슨 미련이 있겠냐는 투였다.
물론 구단측은 반쯤 돌아선 베이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백방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연봉 200만달러에 4년 재계약(현행 계약은 12월31일 만료)을 제시하리란 언론보도까지 나돈다. 그러나 다저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신시내티 레즈·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감독을 위한 빈 자리’는 널려 있다. 베이커는 과연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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