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 10여명 감염 확인, “복수극하러 다닌다” 괴담 돌아
워싱턴 일원 한인들에 AIDS(후천성 면역결핍증) 비상령이 내렸다.
올 들어 북버지니아 지역에서만 10명 가량의 한인들이 에이즈 감염자로 확인된 데다 이와는 별도로 에이즈에 걸린 청년들이 한인 여성들을 상대로 복수극을 하러 다닌다는 괴담이 떠돌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한인사회에 몰아친 에이즈 괴담은 이씨와 박씨로만 알려진 청년 2명이 최근 병원에서 에이즈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옴에 따라 극도의 심리적 공황상태에서 분풀이 행각에 나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소문에 따르면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문제의 청년들은 30대 전후의 나이로 건축업에 종사하며 근래에는 다른 주에서 일을 해왔다고 한다. 또 두 사람은 평소 마사지 팔러 같은 유흥업소를 자주 출입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과 관련 워싱턴 한인연합회(회장 송제경)는 지난 30일 신빙성 있는 제보전화가 걸려옴에 따라 31일 FBI에 수사를 공식 요청했다.
한편 한인사회에서 유일하게 에이즈 예방운동을 하고 있는 워싱턴 한인봉사센터(총무 최경수)에 따르면 올 들어 이 단체를 통해 무료 에이즈 검진을 받은 한인들중 10명 가량이 HIV 및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았다(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의미하며 양성 반응을 보였더라도 증상이 없으면 아직 에이즈 환자는 아니다).
이들중 남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80%로 40~50대 연령층이 다수이며 여자 감염자들은 모두 주부로 나타났다.
이는 버지니아 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예상 밖으로 한인들의 에이즈 감염 실태가 심각함을 보여준다.
최근 보건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워싱턴 지역의 HIV 및 AIDS 양성 반응자 수는 DC와 버지니아주가 각각 1만1,000명이며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만 1,200명에 이른다. 메릴랜드주는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여타 지역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한인들이 몇 명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아직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알고도 숨기는 사례가 다반사여서 실제 에이즈 보균자 수는 수십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인봉사센터의 건강담당 직원인 정영훈씨는 “보균자들은 철저히 자신을 감추기 때문에 한인사회에 에이즈가 급속도로 확산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대책 마련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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