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달러’도 꿈꿔볼 수 있을까?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코리안특급’ 박찬호(LA 다저스)의 재계약 액수로 5일 LA 타임스가 지금까지 최고인 9,0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예상(A1면)함에 따라 오프시즌 박찬호의 재계약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등장했다. 박찬호는 내년시즌이 끝나야 완전한 자유계약신분이 되지만 다저스는 이미 팀의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한 박찬호를 장기간 묶어두기 위해 오프시즌 재계약협상에 나설 것이 확실한 상황. 이 가운데 연일 주류언론들이 박찬호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고 있어 박찬호의 몸값은 자고 일어날때마다 단위가 하나씩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팀 동료인 케빈 브라운급 계약(7년간 1억500만달러)조차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럼 왜 이렇게 박찬호의 몸값이 빠르게 수직상승할까. 물론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4연승, 올스타 브레이크이후 6승2패, 방어율 2.20을 기록하고 있고 다승(15승- 공동 4위), 방어율(3.45- 7위), 탈삼진(172개- 6위), 피안타율(2할1푼2리- 2위)등이 말해주듯 성적에서 이미 내셔널리그 탑10 스타터로서 위치를 굳혔다. 데이비 잔슨 감독은 "집중하면서도 여유가 있다. 힘들이지 않고 쉽게 던진다. 타석에 선 타자들이 전혀 찬스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마치 넘버 1(에이스)처럼 던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몸값 폭등예상의 또 다른 이유는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 브라운을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1억달러 선수로 만든 보라스는 올 오프시즌 시애틀 매리너스 숏스탑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사상 첫 2억달러 선수로 만들것이 유력시되는 황금의 손이다. 지난 오프시즌 다저스가 박찬호에게 4년간 4,000만달러규모의 장기계약 오퍼를 했을 때 박찬호는 당시 보라스가 자신의 에이전트가 아니었음에도 불구, 그에게 자문을 구했다. 보라스는 박찬호에게 지난해의 부진은 얼마든지 고쳐질 수 있는 문제들이라며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조언했고 박찬호는 이를 수용, 다저스 오퍼를 거절한 뒤 시즌이 끝난후 그를 에이전트로 고용해 다저스와 인센티브포함 425만달러에 1년간 계약했다. 연봉 1,000만달러급의 계약을 차버리고 425만달러에 계약한 것은 박찬호의 큰 도박. 하지만 결국 올 시즌 뛰어난 성적으로 인해 모험은 대성공으로 결말날 전망이다.
한편 박찬호 재계약 협상의 최대변수는 팀메이트이자 역시 보라스 선수인 대런 드라이포트다. 박찬호와 함께 다저스의 장래를 책임질 투수로 꼽히는 드라이포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보라스는 드라이포트의 계약협상이 마무리되기전에는 박찬호 계약건을 언급조차 않을 전망. 드라이포트가 거액으로 계약한다면 박찬호의 몸값은 상대적으로 더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선수연봉총액이 9,000만달러를 상회하는 다저스가 드라이포트에 많은 돈을 투자할 경우 박찬호에게까지 돌아갈 파이가 남아있을지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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