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을 향해 뛴다
▶ 선거인단 확보경쟁 막상막하…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라."
11월7일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의 후보들이 백악관 입성을 보장해 줄 선거인단의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 피말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선거는 ‘선거인단 따먹기’ 게임이다. 총득표수에서 앞서고도 선거인단 확보경쟁에서 밀려 패할 수 있다는 게 미국 대통령선거의 특징이다.
각 주가 거느린 선거인단은 해당주의 연방 상하원 의석을 합친 수치와 일치한다. 연방상원의원은 인구 규모에 관계없이 주마다 2명씩으로 고정되어 있으니 결국 연방하원 의원수에 2를 보탠 숫자가 선거인단 수가 되는 셈이다. 물론 승자독식의 원칙에 따라 주별 득표율에서 앞선 후보가 해당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한다.
대통령선거를 10주 가량 남겨놓은 현시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권후보들은 지지율과 선거인단 확보 싸움에서 우열분간이 힘든 난전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선거가 민주당의 존 F. 케네디와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이 맞붙었던 1960년 선거 이후 최대의 접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까지만 해도 미합중국 43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11월선거는 공화당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진행됐다.
그러나 여론지지도에서 부시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진 가운데 LA 전당대회를 맞은 민주당의 기수 앨 고어 부통령은 후보수락 연설을 통해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구체화한 정책을 제시하는 승부수로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에 지지도 조사인 지난 주말의 뉴스위크 서베이에서도 고어는 46%-42%로 부시를 앞섰으나 오차한계가 상하 4%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 후보의 우열 구분은 의미가 없다.
선거인단 확보싸움도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고어는 최대표밭인 캘리포니아(선거인단 54명)와 뉴욕(33명)등 서부해안지역과 북동부지역 중심으로 14개주에서 강세를 보이며 160명 내외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이에 맞서 부시는 중서부지역을 석권하고 남부와 동부 일부지역을 공략, 21개주에서 우위를 보이며 161명을 수중에 넣었다. 부시는 알래스카에서 버지니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선거인단 수가 많은 대형주에서 약세를 보이는 게 흠이다. 그가 깃발을 꽃은 최대표밭은 자신이 주지사로 있는 텍사스(선거인단 33명) 정도가 고작이다.
피튀기는 격전이 예상되는 주로는 플로리다(25명), 오하이오(21명), 펜실베니아(23명), 미시간(18명)과 미주리주(11명)가 꼽히고 민주당의 전통적인 강세지역이었으나 접전지로 돌아선 주로는 아칸소(6명), 뉴저지(15명), 조지아(13명), 워싱턴(11명), 루이지애나(9명), 오리건(7명), 미네소타(10명), 켄터키(8명), 웨스트 버지니아(5명), 뉴햄프셔(4명) 등이 거론된다.
두 후보 모두 10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추가로 확보해야 백악관 입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한 경합지역에서의 싸움은 가히 필사적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부시의 카리스마와 고어의 정책대안이 맞붙을 한판 승부의 결과를 예측불허라는 한마디로 요약한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이 점차 정책쪽으로 기우는 경향으로 보아서는 고어가 유리하지만 경합지역의 판세만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부시가 다소 앞선다.
격전지와 경합지로 분류된 15개주에서 양 후보가 비슷한 승률을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승부처는 플로리다이다. 이 곳은 부시의 친동생 제브 부시가 주지사로 있어 아무래도 부시에게 유리하지만 주민의 40%를 이루는 노인층이 고어의 의료복지 정책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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