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와 1990년대 초까지 세계경제구조내에서 가장 장래성이 있어보이는 지역경제는 아시아였다. 자기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팀웍을 중시하며 주로 연장자인 자기의 직속상관에게 복종하고 일사불란하게 근면성을 강조하는 일터의 직장문화가 경영, 경제 대부분의 활동에서 가장 훌륭한 것으로 판단된 때였다.
그런데 새 세기가 시작될 때쯤부터 하이텍과 정보산업이 경제상황을 이끌어가면서부터 이러한 인식은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어떤 경제에서 물건을 가장 싸게 좋게 만들 수 있는가를 경쟁의 기본으로 삼던 제조업 주도의 경제에서 통하던 이런 작업의 문화가 인터넷 시대에는 가장 적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진 것이다.
21세기의 새로운 경제에서는 아무런 제약없이 완전히 자유로운 경제환경이 가장 경제활동에 좋은 환경으로 보여진다. 새로운 경제환경에서 살아남는데는 창조적이어야하고 무슨 새로운 시도도 마다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 제약은 그것이 사회문화에 바람직하든 않든 경제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가진다.
미국이 왜 인터넷 시대에 새로운 경제의 폭발적인 성장의 혜택을 거의 혼자서 독차지하게 되었는가.
사회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창의성을 가장 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미국에서는 오랜 세월동안 준비되어 온 것이 오늘의 번영을 도운 것이다. 체제와 관습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의 눈에 우습게 보이던 기발한 것, 괴상한 것, 틀을 벗어난 여러가지가 인터넷 시대에는 정통적인 것들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경제문화를 주도해가기 시작한 것이다.
정보산업쪽 뿐만이 아니라 경제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변화는 우리모두에게 동양의 미덕이 과연 가장 발전에 도움이 되는 문화인가 충격속에서 생각해보게 만든다.
구조조정만해도 그렇다. 구조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적 효율성을 바탕으로 직원 수를 줄이고 작업을 어떻게 재조정해서 효율을 올리는가에 있는데 연공서열을 바탕으로 해서는 이 효율성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경제적 효율성의 평가에 있어서 동양의 미덕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평가는 냉엄하고 공정하지 않으면 차라리 아니함만 못하다. 동양의 미덕인 선배에 대한 공경과 연장자에 대한 우선은 평가의 공정성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경우를 가져오게 된다. 한국의 금융구조조정, 정부의 구조조정도 그래서 힘드는 것이다.
여기에서 필자에게 연상되어 오는 것이 한국의 칼럼 쓰는 것에 대한 평가였다. 경제칼럼의 경우에는 조금 상황이 다를 수 있겠으나 일반에게 관심이 있는 사회, 정치 분야의 경우에 언론의 칼럼이 제대로 써지느냐에 대해서 내리는 평가들이 이러했다.
한국에서는 명칼럼이 대부분 여성 칼럼니스트들에 의해서 써진다는 것이다. 남성들의 경우에는 비판을 하는 경우에 어른생각, 선배생각, 친구생각, 친구의 선배생각,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한군데 걸리지 않는 사람이 없고 인정머리없고 의리없는 사람이 되기 싫으면 제대로 된 칼럼을 쓰기가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여러부문에 진출한 이들 가운데 여성 숫자가 적고 또 여성들은 선후배간의 끈적끈적한 연줄이 아무래도 남성들의 경우보다 적어서 여기에서 오는 영향이 적다는 논리다.
미국에서도 연줄은 있으나 워낙 나라가 커서 연줄이 한국처럼 얼기설키 엮어져 있지가 않은게 공정성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동양의 미덕은 그러나 너무나 아름다운 점이 많아서 우리의 가슴속에 경제의 효율성에 밀리는 그 사정이 가슴아프게 느껴오는 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