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음표처럼 이 세상 건너다 점점이 사라지는 말일지라도 침묵 속에 가라앉을 꿈일지라도 자신을 삼켜버릴 푸르고 깊은 수심을 딛고 떠오를 수밖에 없다 떠올라 저 끝…
[2009-07-02]한 마리 이구아나다 10층 베란다에서 내려다본 등나무 숲 미끄럼틀이 밀어낸 아이가 말려 들어간다 발끝에 시달리던 빨간 공이 밟혀 들어가고 뒷골목 그늘을 씹던 도둑고…
[2009-06-30]인사동에 나갔다가 리어카 위에 놓인 석류송이들을 보았다 매우 젊은 아가씨 서넛이서 아, 석류 좀 봐, 하면서 달겨들었다 석류 벌어진 틈으로 보이는 알갱이들이 민망해 보이기도 했다…
[2009-06-25]자목련 흐드러져 꽃그늘 깊은데 피막 같은 그늘 속으로 마음 밀어 넣다보니 그늘보다 더 까만 꽃의 배후가 툭 떨어진다 너의 정면은 꽃이다 나의 정면도 꽃이겠지 …
[2009-06-23]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고 싶다 자꾸만 거창해지는 쪽으로 끌려가는 생을 때려 엎어 한손에 들 수 있는 작고 단출한 짐 꾸려 그 여자 얇은 아랫턱과 어깨 사이에 쏙 들어…
[2009-06-18]다림질 하던 아내가 이야기 하나 해주겠단다 부부가 있었어. 아내가 사고로 눈이 멀었는데, 남편이 그러더래. 언제까지 당신을 돌봐줄 수는 없으니까 이제 당신 혼자 사는 법을 …
[2009-06-16]햇볕이 유리창에 착 붙어 온기가 전해지는 아침, 노인은 무릎에 파스를 붙이며 외출을 준비하고 있다 고무줄로 묶인 파스다발이 약상자에서 솔솔 냄새를 낸다 우표…
[2009-06-11]데스밸리 이름이 무겁다 죽음을 이고 선 고인돌 같다 스톤헨지 같다 이 세상 생명치고 죽음의 받침대 없이 세워진 목숨 있는가? 꽃들이 명칭으로 아름다운가? 돼지 미모로…
[2009-06-09]어린 시절 텅 빈 마루에서 홀로 잠이 들면 호랑이 한 마리 산에서 내려와 나를 물고 갔다 한다 고요한 한낮 지나 서서히 해가 저물녘 깊은 잠에서 깨어나 사방을 두리번거…
[2009-06-04]깊은 산협 외딴집은 보이지 않고 길가 작은 논물 속 송사리 몇 마리 심심하다고 하늘은 구름장 내려놓고 가고 아이는 제 얼굴 벗어 놓고 가고 그것들 휘…
[2009-06-02]나무로 덧대어 만든 커다란 소금 창고는 기울어져 있었다 평생을 물에서 오신 소금을 모신 곳이었으니 여전히 물이 들어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물이 들어와 있을 때보다 썰물 때가…
[2009-05-21]두구동 연꽃지, 못 속에는 코끼리들이 산다 비바람 토닥이는 저 깊은 수면 위로, 머리와 머리를 맞대고 귀를 펄럭이는 코끼리들이여 귀들이 가려우신가 8월하고, 코끼…
[2009-05-19]이것은 일종의 정신이다 허리에 양손을 대고 좌우로 몸을 흔드는 이등병처럼 간단하고 절도 있게 눈을 깜빡이는 일이다 비행기가 빌딩을 들이박아도 땅이 갈라져 수없이 사…
[2009-05-14]별들은 우리의 오랜 감정 속에서 소모되었다. 점성술이 없는 밤하늘 아래 낡은 연인들은 매일 조금씩 헤어지고 오늘은 처음 보는 별자리들이 떠 있습니다. 직녀자…
[2009-05-07]아내와의 잠자리에서도 나는 없다 눈 뜨면 나갔다 해 지면 돌아오는 나의 집에도 나는 없다 어쩌다 성원이 된 모처럼의 가족들간의 식사에서도 나는 없다 아들…
[2009-05-05]추운 겨울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밥이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
[2009-04-30]달아난다. 화분이, 의자가, 약봉지가, 꽃들이 꽃 같은 약속이, 읽지도 않은 책들에 바통을 넘긴다 숨을 헉헉거리며 허공으로 달아난다 연기가 되어 달아나면서 사라진 …
[2009-04-28]너를 잃어버리고 내 어린 하늘은 자주 무너졌다 온 식구가 찾아 나서고 온 마을이 찾아 나서던 너는 어두운 숲 가운데 묵상으로 서 있거나 낯선 집 외양간에 매여 우렁우렁 …
[2009-04-23]봄 과수원에 파릇파릇 돋는 저것은 풀이 아니다 노랗게 발갛게 피는 저것은 꽃이 아니다 바람에게 물어봐라 햇빛에게 물어봐라 대지를 물들이는 저 쑥과 냉이, 씀바귀에…
[2009-04-21]모니터 위에는 새벽마다 올라오는 데이터 어젯밤에는 휴스턴과 필라델피아가 이겼다 미네소타와 디트로이트는 연패를 벗어났다 가끔씩 에러도 나지만 mlb.com은 날마…
[2009-04-16]


























스티브 강 전 한인민주당협회 회장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성민희 소설·수필가
김정곤 / 서울경제 논설위원
정숙희 논설위원
파리드 자카리아 /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 CNN ‘GPS’ 호스트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숨가쁘게 달려온 2025년을 이제 1주일 남짓 남긴 채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는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돌아보며 마무리하는 연말 시즌과 크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회의(부의장 이재수)는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도 활동 방향과 목표를 밝혔다. 이재수 부의장은 “미주지역회의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회장 김한일)는 지난 20일 한인회관에서 북가주 지역 한인들을 위한 무료 법률 상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