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데군데가 다 해진 골덴 바지에 얼룩진 셔츠에 내가 옷을 모시고 살았다는 말이 더 맞을 차림새로 휴일 출근을 한다 30년이나 변심 없이 나를 지켜준 노동에 오히려 내…
[2013-10-29]그는 슬픔이 많은 내게 나무 속의 방 한 칸 지어주겠다 말했었네 가을 물색 붉고 고운 오동나무 속에 아무도 모르게 방 한 칸 들이어 같이 살자 말했었네 연푸른 종소리 울…
[2013-10-22]앞 가로변 은행나무 한 그루가 고아처럼 자라고 있다 깨어진 보도블록을 사이에 둔 새마을전파상에서는 슈베르트의 송어가 느릿하게 유영하고 있다 가끔은 지느러미가 손상을 입었는…
[2013-10-17]잔디는 그냥 밟고 마당으로 들어오세요 열쇠는 현관문 손잡이 위쪽 담쟁이넝쿨로 덮인 돌벽 틈새를 더듬어 보시구요 키를 꽂기 전 조그맣게 노크하셔야 합니다 적막이 옷매무새라도 …
[2013-10-15]어머니가 개밥을 들고 나오면 마당의 개들이 일제히 꼬리를 치기 시작했다 살랑살랑살랑 고개를 처박고 텁텁텁, 다투어 밥을 먹는 짐승의 소리가 마른 뿌리 쪽에서 들렸다 빈 …
[2013-10-10]오천 평 농장일도 척척 중증 치매환자인 시아버지 병수발도 척척 종갓집 외며느리 역할도 척척인 여자가 있다 곱상한 외모와 왜소한 체구만 보면 손끝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
[2013-10-08]사각의 틀에 가두어 키를 키우던 토끼가 사각의 틀을 깨고 나와 남새밭을 휘젓고 있다고 둥근 콩잎의 초록빛을 모조리 뜯어 먹는다고 콩밭 주인 할머니가 전화통 속에서 길길이 뛴…
[2013-10-03]시월은 가장 쓸쓸한 달, 그대가 만약 추코트카반도에 가게 된다면 그건 베링해의 우울한 샹송을 가슴으로 듣는 기회가 될 거예요. 순록들은 두툼한 고요를 몸에 두르고 한 뿌리…
[2013-10-01]내가 숲 속에 있을 때 특히 버드나무, 주엽 그리고 너도밤나무, 참나무 소나무들이 은밀한 즐거움을 내뿜어주는 것을 느낀다. 그들이 나를, 날마다, 구원한다고 할 수도 있다…
[2013-09-26]지하철 출근길 맞은편에 앉은 여자가 핸드백을 열고 화장을 한다 새끼 누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장정에 오른 누 떼의 헐거운 발굽이 탯줄 같은 상형문을 마른하늘에 눌러쓴다 …
[2013-09-24]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시골 버스를 탄다 시골 버스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황토흙 얼굴의 농부들이 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 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낯모르는 …
[2013-09-19]스스로 껍질을 깨뜨리면 병아리고 누군가 껍질을 깨주면 프라이야. 남자의 말에 나는 삐약 삐약 웃었다. 나는 철딱서니 없는 병아리였다. 그 햇병아리를 녀석이 걷어찼다. 그때 걷…
[2013-09-17]맑은 영혼의 땅 티베트에도 거지가 있다 사원이나 찻집마다 따라 붙는다 티벳사람들, 주머니가 궁해도 이승의 공덕을 쌓게 해주어 고맙다고 거지를 후하게 대한다 시인살이 하…
[2013-09-12]전봇대, 가로등, 그녀 다시 전봇대, 전봇대, 가로등, 그녀 다시 가로수 하나, 둘, ....., 그녀 다시 그녀가 나타나면 흐려지는 풍경, 다시 세피아, 액센트, 누비라…
[2013-09-10]할아버지는 Toner’s Bog에서 잔디를 가장 많이 자르는 분이셨다. 한 번은 종이로 엉성하게 막은 우유병을 할아버지께 갖다드린 적이 있는데 한 번에 쭉 들이키신 후, …
[2013-09-05]시고 떫은 열매를 매다는 그 나무에 곱은 꽃잎만 피우는 그 나무에 어쩌자고 실밥 같은 벌레가 오글대는 것일까 삭은 날개를 기운 나방이 날아드는 것일까 그건 어쩌면 당연한…
[2013-08-29]많이 아프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어떤 것보다 더 아픈 것보다 더 아픈, 황홀하고 어지러운 밤낮의 취기에서 뛰어나가 헤매며 머리 부딪혀 피 흘리는 맹목의 밤벌레의 울음처…
[2013-08-27]그녀가 등장한다. 그녀의 구두 뒤축에서 우수수, 사막이 떨어진다. 그녀는 사막을 가로질러 왔으리라. 그녀의 머리카락에는 모래 폭풍이 묻어있다. 모래 폭풍은 그녀의 흔적을 지우며…
[2013-08-22]오늘은 침대를 뉴욕시로 가져갈 거야 찢어진 담요와 늘 가지고 다니는 시트면 침대는 완성되지; 나는 이것들을 밀며 세 개의 캄캄한 고속도로를 건너거나 600,000 희미한 별…
[2013-08-20]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
[2013-08-15]












![[천종산삼]](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12/25/20251225165222691.jpg)








캐슬린 파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유경재 나성북부교회 담임목사
전병두 서북미수필가협회 회원
박일근 /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신상철 /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스티브 강 전 한인민주당협회 회장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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