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욕 증시 어제부터 상장… 전망은
▶ 연매출 2,500억달러…“고속 성장” 매수, 불투명한 기업회계로 신뢰도엔 의문
19일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증시 개장을 알리는 종을 친 뒤 증시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이 회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첫 거래를 시작했으며 시가 총액은 첫날 종가기준으로 2,310억달러를 기록, 아마존·이베이·야후 등을 제치고 구글에 이어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알리바바의 현 주소와 앞으로의 전망을 진단해 본다.
■연매출 2,500억달러
알리바바는 1999년 마윈(잭 마· 50)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창업했다. 기업 간 거래(B2B)만 하던 알리바바는 2002년 오픈마켓 ‘타오바오’를 열었고, 온라인 샤핑몰 ‘T몰’도 운영하고 있다. 2004년에는 간편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도 선보였다.
2007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 80%를 달성한 이후 7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2,480억달러를 기록했고 종업원만 2만6,845명에 달한다.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9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가량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 회장은 박봉의 영어교사에서 중국 최고 갑부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대학시험에 두 번이나 떨어지고 가까스로 항저우 사범대학에 들어가 1988년 졸업했다. 이후 5년간 지방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쳤는데 월급은 단돈 15달러였다.
중국 내 영어 수요가 늘어나자 그는 통역회사를 차렸고, 1995년 시애틀에 출장을 갔다가 인터넷을 처음 접한 후 인터넷 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첫 번째 회사는 실패했고, 미국에서 닷컴열풍이 불자 1999년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공격적인 경영이 성공 요인
알리바바의 성공 비결로는 마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이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오바오이다. 마 회장은 이베이가 중국 현지업체와 손잡고 중국시장에 진출하자 타오바오를 설립해 맞불작전을 펼쳤다.
그 당시만 해도 이베이와 상대할 만한 규모가 아니었기 때문에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언론에서는 그를 ‘미친 잭 마’(Crazy Jack Ma)라고 부르기도 했다. 잭 마는 마 회장의 영어이름이다. 하지만 마 회장은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고 결국 중국시장에서 이베이를 눌렀다.
마 회장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 서울대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자신의 인생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강연회에서 “돈이 없었고(No money), 첨단기술을 몰랐고(No knowledge of technology), 계획이 없었다(No plan)”라고 말했다.
돈이 없어 적은 돈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고심했고, 첨단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들과 협력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마 회장은 “좋은 사업가는 5달러 가진 사람이 50달러를 갖게 만든 뒤에 그에게서 2달러를 버는 사람”이라며 기업과 소비자 간에 상생을 위한 생태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윈·손정의 회장 등 ‘돈방석’
알리바바가 성공적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데뷔하면서 창업자인 마윈 회장은 돈방석에 앉게 됐다.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회장이 된 마 회장은 이번 알리바바 기업공개(IPO)에서 1,275만주를 매각했다. 공모가로 따지면 세전 금액으로 8억6,700만달러를 챙긴 셈이다. 그는 나머지 지분 1억9,300만주(지분율 8%)는 유지할 계획이다. 이는 19일 종가로 181억2,000만달러에 해당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마 회장의 재산은 218억달러로 중국인 가운데 가장 많다.
야후 역시 보유한 알리바바 주식 1억2,170만주를 IPO에서 팔아 세전 금액으로 82억8,000만달러를 챙겼으며, 나머지 4억여주(지분율 16.3%)는 유지할 예정이다. 이는 19일 종가 기준으로 375억6,000만달러에 해당한다.
야후는 9년 전 약 10억3달러를 알리바바에 투자했으며, 알리바바 IPO 직전에 22.4%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재일동포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경영하는 소프트뱅크는 이번 IPO에서 알리바바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지분율 32.4%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19일 종가 기준으로 747억달러에 해당한다.
손 회장은 2000년 마 회장과 만난 후 소프트뱅크가 2,000만달러를 알리바바에 투자토록 결정했으며, 이 결단이 14년 만에 엄청난 대박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재산이 166억달러로 일본 최대 갑부가 됐다.
■최고의 투자처, 일각에선 신뢰도 문제 제기
알리바바는 첫 거래 시작 직후 첫 15분간 무려 1억2,700만주 이상이 거래됐다. 아울러 첫 거래일에 일부 증권사의 12개월 목표주가를 단박에 뛰어넘었다.
증권사 캔터 피츠제럴드는 개장 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등급을 ‘매수’로 책정하고, 12개월 목표주가를 공모가보다 32% 높은 90달러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거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앞으로 글로벌 온라인 상거래 영역을 지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에서 온라인 소비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최고의 투자처라고 평가했다.
중국 온라인 고객들의 지출이 2015년에는 2011년보다 3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알리바바는 당분간 고속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결제수단 ‘알리페이’ 등 다양한 전자거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리바바 상장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일단 전망이 밝다고 평하면서도 불투명한 기업·회계구조 등으로 인한 ‘신뢰도의 문제’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는 향후 인터넷 상거래 시장에서 경쟁이 가열되면 취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적잖은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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