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九旬)의 생일잔치에서 송판이 깨지는 장면을 누가 예상했을까
최근 뉴욕에서 열린 심송(心松) 오해영 회장(평통뉴욕 고문)의 구순(九旬) 졸수연에서였다. 이날 오 회장은 태권도 명예 5단증을 받는 자리에서 직접 발차기로 송판 두 장을 단숨에 격파하는 시범을 보였다. 예상치 못한 장면에 하객들은 놀라움과 존경의 박수로 화답했다.
젊은 시절 한국 방송계에서 활동했던 그는 1970년대 중반에 뉴욕에 정착한 뒤 반세기 동안 동포사회 속에서 묵묵히 살아온 원로이다. 화려한 직함을 앞세우기보다 공동체 속에서 성실하게 살면서 동포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삶이 그의 진정한 이력이라 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장면은 부인 오숙자 여사와 함께 서 있는 모습이었다. 긴 세월을 함께 걸어온 부부가 건강한 모습으로 구순의 자리에 함께한 모습은 많은 하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서양속담이 있다. 구순의 나이에 보여준 그 발차기는 마치 미식축구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지는 극적인 때역전, 이른바 ‘헤일 매리 터치다운’ 같은 짜릿한 순간이었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필자는 “까르페 디엠”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우연스레
“바보야, 결론은 후반전이야.” 라는 책의 클라이막스도 생각났다.
구순의 발차기는 단순한 태권도 시범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세대를 성실하게 살아온 인생의 힘이었다.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고들 하지만, 시인 하세종 회장이 낭송한 시귀절처럼 “노년의 탈색 속에는 인생의 지혜가 깃든다.”
오해영 회장의 구순 잔치는 바로 그 지혜가 꽃핀 자리였다
그날 필자는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세월은 사람을 늙게 만들지만, 삶의 품격은 세월이 만들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람의 선택과 태도가 만든다는 사실이다.
오해영 선생의 구순 잔치는 바로 그런 삶의 증거였다.
이런 삶의 legacy가 우리 동포 차세대들에게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심송 오해영 회장이야말로 우리 동포사회가 자랑할 만한 롤모델이며 그와같은 원로는 우리가 함께 앞으로 더 잘 모셔야 할 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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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석/민주평통뉴욕협의회 14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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