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공식 반응은 아직…WSJ “’최대 도전’ 지목했던 中에 표현 수위 완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로이터]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러시아를 '직접적 위협'으로 규정한 표현이 없는 데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이 매체에 "이번 조치는 긍정적인 조치"라며 "이러한 메시지는 이전 미국 행정부의 접근과는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새로 발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을 더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한 후에 더욱 폭넓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미국은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주요 위협으로 규정해왔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의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챕터에 중국과 러시아를 가장 먼저 배치했다. 2022년 발표한 국방전략(NDS), 핵태세검토보고서(NPR),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에서도 러시아를 '당장의 위협'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개한 이번 국가안보전략에는 러시아를 직접적이거나 구체적인 위협으로 지목하는 표현이 빠져 있다.
대신 많은 유럽인들이 러시아를 실존적 위협으로 여긴다거나 유럽 경제를 안정시키고 전쟁의 의도치 않은 격화를 방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내 적대행위를 신속히 종식하는 것이 미국의 핵심적 이익이라는 정도의 언급이 들어갔다. 러시아와의 전략적 안정 회복을 강조하는 표현도 포함됐다.
이번에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을 두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화보다 오히려 유럽 동맹을 겨냥한 압박에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도출되지 않는 가운데 유럽 각국에서는 미국의 대러 견제 기조가 한층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아직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내심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경제적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2022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미국이 직면한 '최대 도전'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중국과의 이념적·안보상 대치보다 경제적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라는 표현 대신 '비(非)서반구 경쟁국' 등 간접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WSJ은 이를 두고 "중국을 미국의 '최대 도전'으로 지목해온 기존 기조에서 벗어난 온건한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 문제에서도 미국의 입장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에는 "우리는 어느 쪽의 일방적 현상변경에도 반대하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들어갔으나 이번에는 "미국은 대만해협의 일방적 현상 변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정도로 수위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라이언 페다슈크 연구원은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반대한다'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로 입장을 완화한 것에 대해 중국이 환호할 것"이라며 "중국은 이 양보를 다음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고 훨씬 더 큰 유연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워싱턴 존스홉킨스 대학교 고등국제학대학원의 제시카 첸 바이스 교수는 "종합적으로 볼 때 중국 지도자들은 이번 국가안보전략을 비교적 유리한 전환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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