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자국 철강산업 보호책 발표…저율관세할당 축소 등 빗장 높여
▶ 전년 기준 수출 100%까지 무관세였는데 75%로 제한…넘으면 50% 고율관세
▶ 한국산 철강 캐나다 수출 지난해 62만t 달해…큰폭 감소 가능성
캐나다가 미국과 무역 전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 장벽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캐나다가 전세계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매기는 관세를 전반적으로 높이는 과정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의 일부 철강 제품에도 새롭게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 과잉 속에서 미국의 50% 고율 관세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철강 저율관세할당(TRQ) 도입을 검토하는 등 수출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기업 보호에 나서 한국 철강 제품의 수출 환경이 한층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철강 TRQ 적용 기준을 한층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국 철강 산업 보호 정책을 발표했다.
TRQ는 기준 연도를 정한 뒤 일정 물량 비중까지는 관세를 면제하거나 낮게 적용하되, 이 기준을 넘긴 물량부터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상대국의 제품이 일정 물량 이상으로 수입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TRQ 적용 기준을 낮춘다는 것은 그만큼 더 높은 무역 장벽을 쌓겠다는 뜻이다.
캐나다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 와중에서 어려움을 겪는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6월 2024년 수입 물량을 기준으로 무역협정 비체결국은 50%, 한국 등 무역협정 체결국에는 100%의 TRQ 적용 기준을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제품에는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캐나다는 이번에 중국 등 무역협정 비체결국의 TRQ 적용 기준을 현행 50%에서 20%로 낮췄다. 아울러 FTA를 맺은 한국 등 무역협정 체결국의 TRQ 적용 기준을 현행 100%에서 75%로 내렸다.
기존에는 중국 같은 무역협정 비체결국에서 수입되는 철강 제품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그 대상이 FTA 체결국으로까지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한국산의 경우 작년 수출량의 75%를 넘게 되면 새롭게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한-캐나다 FTA로 무관세가 유지되던 한국 철강 제품에 새롭게 관세가 부과되게 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 캐나다에 약 62만t, 7억8천만달러어치의 철강 제품을 수출했다. 캐나다는 작년 물량 기준 한국의 14번째 철강 수출국이다.
아울러 캐나다 정부는 풍력발전 타워, 조립식 건물, 패스너(고정용 부품), 패스너(체결용 부품), 전선 등 철강 파생 상품에 25%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캐나다가 도입한 특정 상품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관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도입해 운용 중인 품목 관세와 유사한 형태다.
카니 총리는 '글로벌 관세' 예외국을 별도로 설명하지 않아 FTA 체결국인 한국산에도 새로운 철강 파생상품 25%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아직 자세한 적용 계획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산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캐나다 정부의 후속 발표를 주시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국 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춘 캐나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캐나다 철강 산업이 대표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정부는 자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캐나다도 이에 맞서 미국산 철강 제품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 중이다.
미국의 1위 철강 수입국은 캐나다다. 미 상무부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캐나다로 71억4천만 달러(23%)에 달했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번 조치 강화가 캐나다산 철강이 국내 시장에서 공급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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