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시간 10분 밤샘 조사 ‘역대 최장’
▶ 추가 소환 없이 진술 분석 후 결정
▶ 야 지도부 “무리한 수사 역풍 불것”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조은석 특별검사팀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3시간 10분 만에 청사를 나섰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의 21시간 30분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준비한 질문을 모두 소화해 추가 소환 없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30일 오전 9시 58분부터 추 의원을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심야조사 동의를 받고 오후 9시 25분까지 조사했다. 점심, 휴식시간을 포함해 11시간 30분가량 조사가 이뤄진 셈이다. 추 의원은 이후 30일 오후 10시 10분부터 31일 오전 8시 45분까지 10시간 35분 동안 조서를 열람했다.
조서 열람은 수사기관이 작성한 진술조서가 말한 대로 정확히 작성됐는지, 오기나 누락은 없는지 피의자가 확인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수정·변경을 요구해 조서에 반영할 수 있다. 표지를 포함해 최종 조서 분량은 171쪽, 이외 자필 기재분이 3쪽에 달한다. 박지영 특검보는 “조서 열람을 아주 상세히 하고, 본인이 추가 진술하고 싶은 부분은 자필로 상당 부분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3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이고 있을 때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당사→국회 예결위장→당사’로 여러 차례 바꾸면서 소속 의원들의 표결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원내대표로서 의총 소집권을 남용해 자당 의원들의 표결권을 침해했다는 논리다.
특히 추 의원은 계엄 직후인 오후 11시쯤 홍철호 전 정무수석, 11시 12분쯤 한덕수 전 국무총리, 11시 22분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현장에서 경찰의 국회 봉쇄와 계엄군 진입 시도를 목격해 위법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소속 의원들의 표결권을 침해해 계엄 해제를 지연하는 방식으로 국회 통제에 가담했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추 의원은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과 논의도 없었다” “국회 전면 봉쇄 등에 따라 장소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조사를 마친 추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14분쯤 서울고검 청사를 나와 “계엄 당일 있던 사실관계에 대해 소상히 설명드렸다”며 “이제 정권은 정치 탄압, 보복을 중단하고 민생을 챙기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추 의원 조사 종료에 맞춰 마중 나와 특검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내놨다. 장동혁 대표는 “하늘은, 역사는 억울하게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 사람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며 “무리한 수사가 계속될수록 역풍이 커진다는 걸 기억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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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지·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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